18일 오전 반등 보였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나스닥 선물 급락 영향
약세장 장기화에 연기금 적극적 역할론도 ‘솔솔’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5월 2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5월 2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반등을 꾀하던 국내 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16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개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이기지 못했다. 하락장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기금의 역할론도 나오고 있다.

◇ ‘전강후약’ 국내 증시···코스피 1600선 내줘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5월 2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지수는 전날 밤 미국 뉴욕증시 반등에 힘입어 13.68포인트(0.82%) 오른 1686.12로 개장했다. 지수는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들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코스피는 1600선을 내주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 급락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8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5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만 12조4652억원 수준이다. 기관도 이날 43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914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6포인트(1.18%) 오른 520.79로 출발했다. 장중 최대 2.21% 상승하는 등 반등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장 막판 급락하면서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59포인트(5.75%) 내린 485.14로 종료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나왔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12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지난 12일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 움직임은 막을 내렸다. 기관도 이날 70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만 11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 대비 2.2원 오른 달러당 124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243.0원에서 출발해 1231.1원까지 떠어졌다. 그러다 오후 들어 주가 폭락과 함께 급등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 코로나19 공포 더 커져···연기금 역할론 ‘솔솔’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은 코로나19 공포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미국 다우지수 선물과 나스닥지수 선물이 장 중 하한가를 기록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17일(이하 현지 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1000여명 증가한 5010명으로 그 수가 폭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공포가 진행되고 있다. 17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U 27개 회원국 정상과의 화상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30일간 EU 외부 국경을 즉시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공포에 국내 증시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기금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연기금이 최근 한 달 동안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가증권시장에 투입했지만 증시 하락을 방어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12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개인의 순매수만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폭락으로 저평가됐다는 측면에서 연기금이 나서서 증시 반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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