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회장 첫 임원 인사···중앙회 부회장에 유찬형 자산관리 대표 확실시
김용식·이재식·장철훈·하승봉 등 유력 후보 부각···지역 안배·세대교체 ‘주목’

사진 왼쪽부터 유찬형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와 김용식 농협케미컬 대표,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상무, 이재식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사진=농협중앙회
사진 왼쪽부터 유찬형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와 김용식 농협케미컬 대표,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상무, 이재식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사진=농협중앙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첫 임원 인사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선정된 데 이어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상호금융 대표, 경제지주 대표 등 주요 임원 후보 선정 역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지역 기반인 경기권과 영남권의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됐었지만, 이 회장은 지역 균형 인사를 통해 취임 초기 지역 간 통합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960년대생 인사를 전면 배치해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앙회 부회장에 유찬형 확실시···김용식·이재식·장철훈·하승봉 발탁도 유력

18일 농협 내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최근 농협은행장,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 짓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 등 대표이사급 임원 7명은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일제히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차기 후보가 공식 발표된 곳은 농협은행장이다. 지난 17일 농협금융은 손병환 농협금융 부사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손 부사장은 농협중앙회 스마트금융부장과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했던 인물로 향후 농협은행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중앙회 부회장에는 유찬형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 대표는 1961년생으로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마케팅부장, 충남지역본부장, 회원종합지원본부 상무 등을 역임한 후 지난 1월 농협자산관리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충청 지역 인사들의 지지가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과 상호금융 대표에는 김용식 농협케미컬 대표와 이재식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1962년 출생인 김 대표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농협에 들어가 농협중앙회 농기계부품센터 소장과 자재부 팀장을 맡았으며 농협경제지주에서 자재부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경북 출신 인사다.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장과 준법지원부 준법감시인 등을 거쳐 대구농협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농협경제지주 대표와 농민신문 사장도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상무와 하승봉 전 농협중앙회 상무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장 상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나왔으며 농협하나로유통 고양유통센터 지사장을 거쳐 농협경제지주 경제기획부장과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등의 요직을 맡아 왔다.

1959년생인 하 전 상무는 이성희 회장과 같은 경기도 출신으로 농협대학교를 졸업한 후 농협중앙회 가평군지부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에서 노사협력단장, 대손보전기금 부장 등을 지냈으며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영남 2명·충청 2명·호남 1명·경기 1명 지역 안배 신경···1960년대생 전면 배치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았던 부분은 임원들의 출신 지역이다. 이성희 회장의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업계에서는 경기권이나 영남권 인사가 많이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 있었다. 이 회장의 출신 지역인 경기와 최원병 전 회장의 출신 지역인 영남권은 이번 선거에서 이 회장의 당선에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특별한 변동 없이 현재의 흐름대로 인사가 마무리될 경우 전국 각 지역에서 고르게 임원을 배출하게 된다. 손병환 부사장과 이재식 소장은 각각 경남과 경북 출신이며 장철훈 상무는 전남 출신 인사다. 유찬형 대표와 김용식 대표, 하승봉 전 상무는 각각 충남과 충북, 경기 출신이다. 크게 영남과 충청에서 두 명씩, 호남과 경기에서 한 명씩 신규 선임되는 셈이다. 이는 선거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농협 내 지역 분열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낮아진 연령대도 눈에 띈다. 하승봉 전 상무(1959년생)를 제외하고는 모두 1960년대생 인사로 꾸려졌다. 반면 전임자들은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1950년대생이었다. 가장 연령이 낮은 이재식 소장(1964년생)은 소성모 전 대표(1959년생)에 비해 다섯 살이나 어리다.

농협 내 관계자는 “아직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후보자가 변경될 소지는 있다”면서도 “현재 알려진 대로 인사가 확정될 경우 지역 안배, 세대교체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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