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갈수록 영업능력 떨어져
투자영업수익서도 업계 홀로 0%대 성장
산은 “입찰 계속 진행 중···추가 입찰도 받아”

KDB생명보험 본사. / 사진=연합뉴스

KDB생명보험 매각을 두고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해결하기로 했던 매각이 올해도 기약 없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이달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주사법에 따라 제재도 받을 수 있어 더 난처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KDB생명 영업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어 헐값에 내놔도 매수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간 지날수록 팔 수 없는 매물로 전락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매각이 올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201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KDB생명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판단에 선뜻 매수 입장을 내놓는 당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업황 불황에도 당기순이익 3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10억80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KDB생명의 영업력은 여전히 업계 평균 이하 수준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KDB생명의 수입보험료 수입은 90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24개 생보사 평균(-7%)보다 못한 수준이다.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 수입 감소는 2000년대 초반 고금리로 판매된 저축성 상품으로 인해 이자 역마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DB생명도 고금리 저축성 보험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지난해 이 부분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말 기준 보장성 보험 비중을 80%로 높였다. 하지만 11월까지도 수입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여전히 업계 평균을 밑돌면서 영업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DB생명의 수입보험료와
KDB생명의 수입보험료와 투자영업수익 추이. / 자료=생명보험협회

KDB생명은 투자영업수익에서도 업계 꼴찌를 면치 못했다. 생보업계는 최근 들어 보험 상품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 주식 등을 통한 투자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4개 생보사의 지난해 11월말 기준 투자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48.6% 크게 증가했다. 빅3 생보사만 봐도 삼성생명의 투자영업수익이 같은 기간 44% 늘었고 교보생명은 45.6%, 한화생명은 26.3% 증가했다. 

반면 KDB생명 투자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0.9% 증가하며 62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수익이 0%대 증가율을 보인 것은 생보업계에서 KDB생명이 유일하다. KD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6년 11월 4.0%, 2017년 11월 3.6%, 2018년 11월 3.0%, 2019년 11월 3.0%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산은, KDB생명 매각 못해 당국 제재 우려도 

업계는 산은이 올해도 KDB생명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매각이 추진 중인 푸르덴셜생명뿐 아니라 잠재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있어 KDB생명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은은 지난해 9월 KDB생명 매각 공고 이후 예비입찰을 진행 중이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예비입찰에서 산은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기대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PEF가 2000억원 수준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은 입장에서 협상조차 어려운 가격 조건이다. 산은이 지금까지 KDB에 투자한 금액이 1조원을 넘기 때문이다. 

특히 산은은 이달 내 KDB생명을 매각하거나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할 수 있어 현재 법률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미매각에 따른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법률 검토를 받고 있고 결론은 아직 안 나왔다”며 “매각 절차는 진행이다. 입찰 참여자들이 실사를 진행 중이고 추가적으로 입찰도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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