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인지도 전년比 46%↑, 카카오택시 사용자는 80% 육박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에 모빌리티 시장 재편 움직임···업계 “기울어진 운동장 될 수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모빌리티 시장 재편을 앞두고 타다의 인지도와 사용률이 모두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카카오택시는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 후 타다의 부재를 카카오택시 등이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17일 모바일리서치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택시‧차량호출 모빌리티 서비스를 사용하는 응답자 96%가 ‘카카오택시’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다음은 타다(69.6%), T map택시(62.5%) 순이었다. 타다는 서울 및 수도권 거주층에서, T map 택시는 20대와 서울 거주층에서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아직 굳건한 서비스는 카카오택시다. 카카오택시는 2019년에 이어 이용 경험 및 이용 면에서 응답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택시 앱을 설치하고 있는 사용자는 전체 응답자 중 67%, 주 이용 서비스라고 답한 응답자는 63.1%에 육박했다. 응답자 중 80%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성장률이 높은 모빌리티 서비스는 타다였다. 타다는 전년에 비해 인지도 및 이용률이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타다는 전년 대비 앱 인지도가 46.1%포인트(p) 올라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용률은 전년 대비 8.0%p 증가했다. 오픈서베이는 언론 보도 등의 영향으로 타다의 인지도가 상승했고, 이용자의 만족도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다는 최근 입법부의 규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국회는 지난 6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타다는 현행 11인승 승합차 기반 렌터카 사업 모델을 그대로 운영할 수 없게 돼 앞으로는 기여금을 내고 택시면허를 사야 한다. 타다는 4월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사임했고 박재욱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새 쏘카 대표로 선임됐다.

일각에서는 타다의 부재를 다른 플랫폼 택시들이 파고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점유율이 높은 카카오택시, SK텔레콤 자본을 업은 Tmap택시 외에도 택시 상생 모델인 플랫폼 택시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타다와 카카오택시의 장점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가 꼽은 타다와 카카오택시의 장점은 상충한다. 이용자는 타다의 장점으로 ▲운전기사 친절도 및 대화 불필요 ▲깨끗한 차량 관리 등을 꼽았다. 반면 카카오택시 이용자는 ▲편리한 앱 이용 ▲빠른 배차 ▲편리한 요금 지불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모빌리티 업계와의 간담회를 열어 13개 기업과 만났다. KST(마카롱), 큐브카(파파), 벅시, 카카오모빌리티, 코나투스, 차차, 위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우버코리아, SKT, 풀러스, 스타릭스, 코액터스 등이다. 타다는 이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택시 중개 플랫폼들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들은 플랫폼 운송 사업 기여금을 감면해주고 면허 기준 대수를 기존 4000대에서 500대로 내리겠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모빌리티 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 시선도 나온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카카오택시의 독주 체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기여금과 면허 총량제로 대기업 혹은 택시 기반 사업 모델 중심으로 모빌리티 시장이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SNS를 통해 “국토부가 홈페이지에 타다가 더 많아지고 다양해진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여객법 통과 이후 타다는 사업을 중단하고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깊은 유감”이라며 “현재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총량과 기여금이라는 거대 규제 속에 스타트업이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밤잠을 설치며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다른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앱은 한번 사용한 서비스를 꾸준히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다. 택시 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카카오택시가 시장을 독점할 수도 있다”며 “모빌리티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타트업이 자유 경쟁을 해야 한다. 여객법 통과로 인해 오히려 시장이 좁아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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