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위주 해제자는 어차피 증가···“치명률과 연결된 중증+위중이 중요” 지적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 16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과 연락처 확인 등 특별입국절차를 거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 16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과 연락처 확인 등 특별입국절차를 거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며 격리해제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격리해제자가 아니라, 중증환자와 위중환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증환자는 치료기간이 경과되면 대부분 퇴원하게 되지만, 중증과 위중환자는 사망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하고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84명이다. 이에 총 누적 확진자 수는 832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격리해제자는 264명 증가했다. 총 누적 격리해제자는 140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격리해제자가 지난 3일 7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지난 16일 하루 동안 264명이라는 집계는 고무적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정부도 현재 코로나19 격리해제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서서히 격리해제자가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30~40대 격리해제율이 좀 더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코로나19 격리해제자보다는 중증환자와 위중환자가 더 중요하다고 의료계는 지적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질본은 격리해제자 숫자를 보도자료 맨 앞에 넣어 강조하는 반면, 중증환자와 위중환자 숫자는 자료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환자가 중요하지만 정책 우선순위를 중증환자에 둬야 하는데 관련 수치를 자료에 공개하지 않는 질본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대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8300명을 넘은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중점은 중증환자와 위중환자에 맞춰져야 한다. 하지만 질본은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보도자료에서 그 숫자와 상태 공개를 제외하고 있다. 경증환자는 평균 치료 기간인 3주를 전후로 퇴원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 지역 집단감염 사례인 신천지 신도 확진자 발생 시점을 지난 2월16일로 판단하면 이제부터 경증환자가 쏟아지게 된다. 

반면 코로나19 중증환자와 위중환자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중증환자 14명, 위중환자 6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17일 오전 0시 기준 중증환자 28명, 위중환자 58명, 총 86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물론 모집단인 확진자 숫자가 증가한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중증환자와 위중환자 숫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질본은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거나 38.5도 이상 발열이 있는 환자를 중증환자로 분류한다. 또 기계 호흡을 하고 있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를 쓰는 환자를 위중환자로 판단한다. 에크모는 환자의 폐와 심장에 문제가 생겨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제대로 안 될 경우, 환자 몸 밖으로 빼낸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장비다. 

중증환자와 위중환자 숫자는 치명률과도 연관이 있다. 17일 오전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8320명 중 81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0.97%로 집계된다. 그동안 치명률은 지속적으로 1% 전후로 집계돼 왔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하루 추가 확진자 숫자가 100명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들어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도 하지만, 중증·위중환자 숫자와 치명률 등의 지표는 사실상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실무자들이 밤잠도 못 자면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만들어 발표하는 자료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국민들에게 정작 알려줘야 하는 지표나 실적 일부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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