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홍수 속 피로도 증가…콘텐츠 추천 기능, 플랫폼 선호도 좌지우지

자료=셔터스톡
자료=셔터스톡

SNS와 포털 서비스가 ‘개인 맞춤형’ 플랫폼으로 변신에 나섰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속에서,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주는 기능 자체가 플랫폼 선호도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포털과 SNS는 대중들이 모이는 하나의 공간으로서 역할이 강했다. 누리꾼들이 여러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던 포털 다음의 여론 광장 서비스 ‘아고라’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포털과 SNS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혔다. 특히 MZ 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런 경향은 점점 더 심화되는 추세다. MZ세대는 포털과 SNS를 교류보다는 취미를 공유하기 위한 공간 또는 콘텐츠를 얻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취미·관심사 공유가 꼽혔다. 2위는 흥미위주 콘텐츠 획득, 3위는 유용한 콘텐츠(뉴스 등) 획득으로 조사됐다. 지인 또는 친구와의 교류는 6위에 불과했다. 앞서 2018년 조사에서는 지인 또는 친구와 교류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두 번째로 많았다. 3년 사이에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기준이 콘텐츠 위주로 바뀐 셈이다.

포털과 SNS도 소비자들의 개인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최근 급상승 검색어와 관련해 노출 내용을 소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필터를 달았다. 앞서 네이버는 뉴스 노출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4월부터 AI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인 ‘에어스’를 통해 개개인별로 다른 기사를 추천하고 있다. 네이버측은 에어스를 통한 기사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후, 이용자 당 기사 소비량이 30% 가량 증가하는 등 콘텐츠 소비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중으로 뉴스 서비스 전체를 구독 중심으로 바꿀 예정이다.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를 비롯해 블로그·브런치 등 폭넓은 콘텐츠를 이용자 개개인에 맞춰 자유롭게 구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겠단 계획이다. 

대학생 박수현(28·가명)씨는 “급상승 검색어 개편 이후, 광고성 검색어들이 적게 보여 만족하고 있다”며 “맞춤형 뉴스 역시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추천해줘 해당 분야 뉴스를 일일이 찾는 수고를 덜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표 SNS인 유튜브의 경우, 개인 맞춤형 동영상 추천 시스템으로 급성장한 경우다. 특정 영상을 볼 경우, 해당 영상과 관련된 주제의 영상이 계속해서 노출되는 방식이다. 유튜브는 관련 추천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개인화된 맞춤형 뉴스를 전달하는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그동안 유지해오던 뉴스피드 대신 그룹·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그룹스’ 중심으로 페이스북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최근 ‘토픽’ 기능을 추가했다. 트위터의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팔로우한 계정과 검색 기록 등을 분석해 타임라인과 검색 창에서 맞춤 관심사를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플랫폼들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과 관련해, 정보의 홍수속에서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 초창기 플랫폼들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각 개개인에 맞는 정보를 선별해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장민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이미 모든 플랫폼들은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정보를 선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속에서 중요한 것은 각 개인 맞는 정보를 플랫폼들이 알아서 추천해주는 것이다. 이제는 소비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기능 자체가 플랫폼 선호도를 좌지우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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