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등 영향에 NIM 하락 우려
대출 연체율도 높아져 겹악재

4대 시중은행 로고.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내수 경기 하강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마저 커지면서 은행권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경기 악화로 대출 부실 심화도 우려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전년 동기보다 0.13‬%포인트 줄었다. NIM은 은행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들의 NIM이 커질수록 은행의 대출과 관련된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1년 전보다 0.15%포인트 감소했고 우리은행이 0.14%포인트, 국민은행이 0.09%포인트 떨어졌다. 

4대 시중은행들의 NIM 하락세는 작년에 특히 심하게 나타났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한은은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은행들이 NIM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수익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은행의 대출 이자 상승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계속 인하되면 은행 이자율 상승에 제동이 걸린다. 대출 총량이 늘어도 수익성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 증감 추이.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 증감 추이.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특히 은행들은 대출 총량도 늘리기 어려워진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올해부터 신예대율 규제를 통해 은행들의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다. 신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은행들은 자구책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 왔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월 들어 한 달간 1조5525억원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7조원 늘었다.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린 결과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로 개인사업자 대출은 계속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사업자들의 수입 악화가 커지면 대출받을 여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대출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상황도 예상돼 은행의 여신 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은행들의 연체율은 1월부터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1%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54%로 0.09%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29%로 전월말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출 연체율이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상반기까지 코로나19가 유행할 경우 그 충격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가 증가할 수 있다”며 “경기 둔화에 따라 대출 수요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만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높아져 은행들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면서 한은도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조정 폭도 0.25%포인트보다는 0.50%포인트 수준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은행 대부분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낮은 금리에서는 자산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어 은행에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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