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내일 결정해 발표할 듯, 19세 이하 확진자 517명···감염학회, 휴교 연장 권고
전문가 “중증환자 나올 가능성 낮지만 고령자 매개체” 우려···“개학 강행해야” 소수 의견도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늦춰진 가운데 16일 대구시 수성구 대구동중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 학교를 찾은 이 학교 재학생이 출입이 금지된 학교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늦춰진 가운데 16일 대구시 수성구 대구동중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 학교를 찾은 이 학교 재학생이 출입이 금지된 학교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당초 오는 23일로 연기됐던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의 추가 연기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재로선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도 개학에 따른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거론하며 추가 연기에 공감을 표명하고 있다.  

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교교의 추가 개학 연기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개학이 이미 두 차례 연기됐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3차 개학 연기 필요성과 후속 대책을 검토하는 단계로 파악된다.

교육부 안팎에 따르면 현재 3차 개학 연기 가능성이 큰 상태로 알려졌다. 만 19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9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는 51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510명에 비해 7명이 늘어난 상태다. 구체적으로 0∼9세가 85명이고, 10∼19세 확진자는 432명이다. 

이에 교육부는 각계 전문가들과 만나 이번 3차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감염병 예방 전문가들과는 지난 14일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는 정부 방침에 맞춰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15일 ‘코로나19 대유행 선언에 따른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감염학회는 권고안을 통해 “중증 감염 위험은 낮더라도 지역사회 전파의 역학적 중심이 될 수 있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교를 연장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학회는 “학교뿐 아니라 방과 후 학원, PC방 등 사교육이나 청소년 여가활동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방안과 감염자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준비한 후 개학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당초 정부가 학교 개학을 연기했을 당시인 2월의 코로나19 유행 양상이 이달 말까지 정리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이달 하순에도 지역사회 감염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학교에서 혹시라도 코로나19 문제가 생기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소년기인 학생들은 중증환자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은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젊고 건강하며 활동성이 높은 학생들은 부모나 조부모 등에 감염병을 옮길 수 있는 중간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사유 등으로 인해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가 개학 연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 교수는 “정부가 좀 더 학생들을 관리한 후 개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소한 2주 이상의 개학 연기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 개학 연기는) 교육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2주에서 3주 정도 개학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작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치료 약제 개발이나 현재 어려움을 겪는 보건용 마스크 수급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도 “개학하면 집단감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개학 연기가 정답은 아니라며 반대하는 전문가도 소수 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어차피)코로나19는 계속 확산되고 악화되는데 일단 개학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원장은 “각 가정은 코로나19 환자 발생 여부를 면밀히 체크하고, 학교는 등교 시 발열검사를 해 이상 징후를 보이는 학생은 가정으로 돌려보내며, 환자 발생 시 격리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신종플루 때도 일시적으로 휴원은 했지만 최근처럼 오래 휴교한 적은 없었다”라며 “학교 선생들이 책임지기 싫어하고, 문제는 (정부가) 쉬운 길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학을 다시 연기하려는 의도는 현재 상황상 이해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후속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