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일정 앞당겨 1.0%p 인하·양적완화 프로그램도 가동
한미금리차 1.25%p로 확대···한은 임시금통위 시점·인하 폭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파격적인 금리인하 행보를 보임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여부에서 인하 시점과 인하폭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0%포인트나 인하했다. 애초에 예정된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였지만 일정을 앞당겨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은 앞서 지난 3일에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바 있다. 2주 사이에 총 1.50%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준은 7000억달러(약 852조6000억원) 규모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침체 위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14일 연준에 대해 “그들은 뒤늦게 따라갈 뿐 선제 대응하지 않는다”며 “나에게는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단기간 내에 급격히 인하됨에 따라 한은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로 미국에 비해 최대 1.25%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대응은 금리 조정 보다는 취약부분에 대한 선별 지원 등 미시적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이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시장에서는 한은이 임시금통위를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애초에 임시금통위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오는 17일 통과되고 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로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하 폭 역시 기존에는 0.25%포인트 정도로 예상됐으나 0.50%포인트 이상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1.25%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에서 0.25%포인트만을 인하할 경우 오히려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과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0.50%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제까지 가보지 못한 0%대 금리 시대로 접어든다는 점은 한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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