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 ‘빅3’ LNG선 경쟁력 세계 1위···“문제는 불확실성”
중동 코로나19 감염자 1만명 육박···유가폭락 이어 산유국 간 대립구도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부진탈출의 신호탄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됐던 이른바 ‘카타르 프로젝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발주 연기가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가 조선·해운업계로도 확산될 요량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프로젝트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준비 중인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를 일컫는다. 추정발주량은 40~80척 남짓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소 8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주된 전체 LNG선이 총 51척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프로젝트가 상당한 규모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3사는 지난해 발주된 LNG선 51척 중 48척을 수주했다. 고부가가치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지닌 국내 기업들이 경쟁국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에서도 이들 3사가 사실 상 ‘싹쓸이’ 하다시피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금년 카타르 프로젝트 발주 본격화를 계기로 상당기간 부침을 겪었던 국내 조선업 부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카타르 외에도 러시아·모잠비크 등에서의 LNG선 관련 대형프로젝트 발주도 계획된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 ‘장밋빛 전망’이 올 초 조선업계를 감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는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일본 등 주변국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근래들어 중동·유럽·북미 등에서도 확진자들이 속출했다. 특히 이란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염자가 속출하는 중동의 경우 11일(현지시간) 기준 총 9938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하루에만 23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카타르는 이란 다음으로 중동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중동지역 각국은 국경을 폐쇄하고 계획된 국가주도 행사들을 취소하는 등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히 경기도 대폭 위축됐다. ‘오일머니’로 대표되는 중동자본들의 해외투자도 급감했다. 여기에 유가가 폭락하고, 감산을 주장하는 사우디와 이를 반대하는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카타르 프로젝트 발주도 연기될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동원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중기적인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유가 또한 폭락한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해당 프로젝트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도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중동의 정세변화에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다만 발주가 연기된다 하더라도, 예정된 발주인 까닭에 국내 조선산업에 위기감을 일으킬 만큼의 파장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발주가 개시되더라도 수년에 걸쳐 선박발주가 이뤄지는 만큼 금년 수주목표를 수정할 필요성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됐던 1·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라면서 “전년동기 대비 선박발주가 감소했던 것은 사실이나 비수기가 겹쳐 더욱 돋보였을 뿐”이라 해석했다. 이어 그는 “선박발주는 하반기에 집중되기 마련이고, 각 사가 세운 금년도 수주목표 달성 관건도 결국 하반기 발주량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카타르 프로젝트가 개시된다 하더라도 각 사별로 1~2년의 수주잔량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건조에 돌입하게 되는 시점은 계약 후 1년 반에서 2년 정도 뒤”라면서 “건조시간까지 고려하면 계약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최소 3년 안팎이 소요되는 셈인데, 수개월 연기된다 하더라도 (결국 발주는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큰 영향은 없다”고 소개했다.

주요 업체들의 이 같은 설명에도 낙관해선 안 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선박수주 영업담당자는 “중동과 더불어 선주들이 밀집한 유럽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본격화 되고 있다”면서 “카타르 프로젝트뿐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들의 발주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한편, 카타르 프로젝트 관련 입찰은 지난해 6~7월 마무리됐다. 국내 3사 모두 응찰했다. 발주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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