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11일부터 본격 시작···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영상·쇼핑 결합으로 언택트 판매 본격화···“Z세대 소비층 잡는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1일 저녁 9시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 사진=현대백화점 라이브커머스 갈무리
현대백화점이 지난 11일 저녁 9시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 사진=현대백화점 라이브커머스 갈무리

백화점에 언택트(Untact·비대면)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홈쇼핑과 같은 실시간 온라인 라이브 판매 방식을 백화점이 흡수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비대면 쇼핑을 공략하며 타개책 모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타개책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이며 비대면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도 마케팅도 ‘언택트’가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영상과 쇼핑의 결합이다. 다른 앱 서비스로 넘어가지 않고도 원하는 상품결제가 한 번에 이뤄진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제공하는 SNS 라이브 방송처럼 채팅창을 통해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고객이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매장 판매사원과 유명 인플루언서가 함께 제품을 소개한다. 고객은 라이브 영상을 보며 백화점 상품을 실시간으로 구매 가능하다.

업계가 ‘라이브커머스’에 주목하는 데는 소비자들의 소비형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설문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진행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 라이프스타일 태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글과 이미지보다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게 더 편하다(74.3%)고 밝혔다.

네이버도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발을 디뎠다. 앞으로 주요 소비 계층으로 부상할 Z세대를 공략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쇼핑은 이달 중 모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이브커머스 툴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는 현대백화점과 함께 지난 11일 저녁 9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시간 생중계로 상품을 소개하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판매하는 ‘백화점 윈도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에서 한 의류 브랜드의 라이브 방송을 테스트한 바 있다. 약 40분간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 1만명 이상이 접속해 매출 15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영캐주얼 상품군의 10일간 평균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2월 자사 온라인몰에서 첫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마케팅을 대폭 강화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5일 공기청정기·스타일러 방송을 진행해 라이브 영상으로 소개한 1억원의 준비 물량을 모두 완판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이전보다 50% 늘려 월 60회로 확대 편성했다.

실제 기자가 지난 11일 저녁 9시 현대백화점 라이브커머스를 확인해본 결과, 이날 9시부터 10시까지 평균 시청자 수는 4700~5000명이었다.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이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김지원(25)씨는 “어제 현대백화점 라이브커머스 봤는데 오프라인 매장에 굳이 안가도 구매할 수 있어 편해보였다”면서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라이브커머스로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서준(21)씨는 “라이브방송 보면서 주문하고 결제까지 편해서 좋다”면서 “기존 쇼핑몰처럼 구매링크 타고 가서 회원가입하는 그런 복잡한 절차 없이 한 번에 구경부터 구매까지 가능해 편하다”고 했다.

라이브커머스의 핵심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의 순서를 뒤바꿨다는 데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의 구조는 ‘제품 기획→제조→마케팅→판매’였지만, 라이브커머스로 인해 ‘소비자 반응→제품 기획→제조→판매’ 구조로 변하고 있다.

SNS나 유튜브 등 채널은 이제 기업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무한한 접점이 됐다. 사람을 통해 비정기적이고 느슨하게 전달되던 피드백은 이러한 디지털 창구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도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련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해 고객들 쇼핑 편의에 도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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