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신반포 시공권 박탈로 시공사 재선정···호반·대림·삼성물산 수주전 참여
호반 시공사 선정시 강남 1급지가 인정한 진짜 써밋은 ‘호반’이라는 이미지 굳혀져
대우건설, 이미지 훼손 막기위한 마케팅 총력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이 지난 2017년 시공사로 선정한 대우건설을 대신할 시공사 재입찰에 나선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이 지난 2017년 시공사로 선정한 대우건설을 대신할 시공사 재입찰에 나선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최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재입찰에 호반건설이 출사표를 던지자 대우건설이 좌불안석이다. 대우건설은 황금입지인 신반포로 시공권을 박탈 당했는데, '써밋' 브랜드를 쓰는 호반건설이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대우건설 프리미엄 브랜드 '써밋'의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커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마감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재입찰에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호반건설 3개사가 참여했다. 이 단지는 국내 주택시장에서 이목이 가장 집중된 지역인 반포라는 점과 우수한 한강 접근성, 덜위치칼리지 및 계성초, 세화중·고교와 같은 우수학군 인접과 같은 입지적 우수성이 부각되며 현재 기준 180세대의 소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경쟁 입찰이 성립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첫 진입하며 건설업계 내에서 입지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삼성물산이나 대림산업에 견주기에 부족하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인지도가 뛰어난 두 곳 건설사보다 호반건설 견제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두 건설사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로 써밋을 사용 중이기 때문이다. 신반포15차 조합이 새 시공사로 호반건설을 선정할 경우 대우건설로써는 강남 최고입지 조합에서 대우건설의 써밋은 버려지고 호반건설의 써밋이 선택됐다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때문에 대우건설은 이미지 훼손에 따른 수주피해 파급을 막기 위해 최근 신반포15차에서 약 7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2층상가를 임차해 대우건설 반포지사를 세우고 인근 수주전에 미칠 피해를 줄이는 등 마케팅에 힘주는 모습이다.

반대로 호반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성공하면 일타삼피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강남 첫 입성을 반포1급지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호반건설은 3년여 전인 2016년 11월 인근 신반포7차 시공사 선정에 참여해 대림산업과 경쟁했으나 큰 표차이로 패배한 이후 반포 수주전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후 입지가 다소 떨어지는 방배동 경남아파트와 방배14구역 재건축 수준에 도전한 바 있지만 이곳마저도 실패했다. 때문에 강남 첫 입성을 반포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 또 국내 건설업계 최강자인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을 이겼다는 상징성도 갖게 된다. 진짜 써밋은 호반이라는 인식까지도 심어줄 수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며 수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호반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조합 측에 최고급 자재와 마감재 등을 활용한 시공을 약속했다. 신반포15차 조합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제시한 사업비 이자 금리는 연 0.5% 수준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연 1.9%와 대림산업의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1.5% 혹은 금융기관 실제 조달금리 중 낮은 금리 제안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여기에 호반건설은 약 400억 원 규모의 무상지원 혜택도 약속했다. 신반포15차 조합에서 설정한 공사비(예정)는  2400억 원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대안설계 등을 포함해 이와 근접한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다. 호반건설 역시 공사예정가격은 조합이 설정한 금액에 준하는 2390억6500만 원으로 잡았다. 대신 입찰에 참여한 타 건설사와 달리 389억2200만 원 수준의 무상제안 조건을 더했다. 바닥재 및 벽, 주방상판, 외장 등을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추가 비용을 받지 않으며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호반건설이 삼성물산이나 대림산업에 견주기는 쉽지 않다는 업계의 시선도 있다. 신반포15차 앞에는 삼성물산의 래미안퍼스티지가 있고, 옆에는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가 위치한다. 서울 반포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이미 지척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두 시공사와 달리 호반건설은 내놓을 것이 시평 10위권 첫 진입 밖에 없다. 이마저도 경쟁사들이 다 갖춘 조건인데다 일반인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6월 철거를 완료한 상태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5층짜리 8개 동 180가구에서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총 641가구로 바뀔 예정이다.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는 내달 4일 열린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