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에 결혼해 지난 9월 부천일루미스테이트 청약에 당첨된 김은정, 김영호씨 부부. 부천의 역세권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막 시작한 부부가 청약에 눈을 뜨게된 계기가 있었다는데. 계약을 마친 뒤 중도금을 내고, 다가올 2023년 입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부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함께 받아보자.

사진=정택

 

지역 경기도 부천시

형식 아파트

구조 24평, 59㎡ / 방 3, 화 2

매매가 4억원대 초반(2019년 9월)

 

결혼한 해에 청약 당첨이라니, 원래 부동산을 잘 아시나 봐요?

정_스무 살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10년 동안 이사만 11번이나 다니다 보니까, 집이 없어서 별일을 다 겪었어요. 어차피 이사 갈 거라 짐도 없이, 아무데나 어울리는 흰색 가구만 가지고 살았거든요. 결혼 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민임대 아파트에 당첨돼 살았었는 데, 분리수거하는 것조차도 편하니까 사람들이 이래서 아파트, 아파트 하나 보다 했어요.

호_결혼 전에 아내는 시흥 쪽에 청약을 몇 번 넣었어요. 데이트하면서 모델 하우스도 가끔씩 들러보고. 근데 주변에서 들리는 말도 그렇고 청약은 너무 어려운 일이니까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있었나요?

정_저는 프리랜서로 온라인 마케팅 수업을 하고 있는데 수강생 분들 중에 부동산 쪽 일을 하는 어른들이 많았어요. 그분들이 집이 없다는 저를 걱정하시면서 ‘열정로즈’ 님 강연을 추천하셔서 1인당 5만원씩 내고 남편이랑 같이 들으러 갔어요. 근데 다 저희 또래 사람들이 주말에 빽빽하게 앉아 있는데 그 기운이며 열기가 엄청 났어요.

호_원래 아내가 하자는 대로 따르는 편인데, 강연을 듣고 났더니 저희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어요. 경쟁의식도 생기고, 동기부여가 됐다고 해야 하나?

 

그 열기가 청약 도전으로 이어진 건가요?

정_강연회에서 받은 자료 마지막에 분양 예정 리스트가 있었어요. 거기에 저희가 살고 있는 부천이 딱 보였어요. 부천소사 주상복합과 부천계수범박 재개발 이렇게 두 곳이요.

호_부천계수범박 지구는 지하철역과 멀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간 지역이라 고민을 했는데. 바로 일주일 뒤에 청약 접수가 시작된다는 말에 모델하우스부터 봤어요. 그러곤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랑 아내 둘 다 청약을 넣었어요.

 

가점이 16점인데 어떻게 당첨이 된 건가요?

정_강연회에서 들었던 말이 있는데,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남들이 절대 안 고를 것 같은 집을 고르세요!”였어요. 그래서 저희는 어떤 집이 제일 못생겼는지를 봤죠. 또 먼저 진행된 특별 공급이 일반분양 경쟁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말에 가장 경쟁률이 낮았던 ‘59㎡ B’타입을 고른 거예요.

호_나란히 접수를 하고 경쟁률을 살펴보는데 저희가 지원했던 59㎡ B타 입은 1.41 대 1로 역시 경쟁률이 가장 낮았어요. 같은 59㎡지만 A타입은 3 대 1, 84 ㎡은 18 대 1 이상이었어요.

 

그렇게 바로 당첨이 된 건가요?

정_일주일 후 발표일로 넘어가는 12시에 바로 발표가 났어요! 심지어 저희 둘 다 당첨!

 

당첨까지는 좋은데,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호_집값의 10%를 계약금으로 지불 하고 6개월에 한 번씩 총 6번 중도금을, 마지막에 잔금을 내요. 중도금 대출은 개인이 은행에 가서 받는 게 아니고, 계약할 때 중도금 대출을 받겠다고 하면 신청이 되더라고요. 중도금 지불이 끝나면, 중도금의 이자와 잔금은 직접 내야 해요. 중도금 대출 이율이 3% 정도라 이자는 총 1500만원 정도가 되겠네요.

정_사업자등록을 하 고 프리랜서가 된 지 얼마 안 돼서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문제는 없었어요. 대출 심사가 통과되면 바로 은행에서 돈이 나가서 때마다 중도금을 내는 지도 모르고 지나가요.



없던 집이 생기니까 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마음도 솔직히 있죠?

호_원래 신용카드도 안 쓰고 체크카드만 쓰던 사람인데, 계약금을 급하게 내느라 마이너스 통장 까지 이용하다 보니 자꾸 안 하던 돈 얘기를 제가 한다고….

정_영화〈국가 부도의 날〉을 보는데 거기서 빚을 감당 못 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망하는 모습을 보고, 그날은 남편이랑 계속 빚 얘기만 했어요. 부동산 하시는 어른들은 계속 잘했다면서 보따리를 자주 싸라, 신축은 5년만 살고 이사를 가라, 빚 갚는 일에 연연해하지 말라는 조언도 계속 해주세요.

 

새 아파트가 생겼는데 기분이 어때요?

호_이제 전세 기간이 끝나도 갈 집이 있으니, 새로운 집을 알아보지 않아도 돼요!

정_일부러 진짜 친한 친구들한테는 계약서를 막 보여 주면서 자랑했는데, 자랑하는 제가 얄미워서라도 친구들이 부동산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살면서 집은 계속 필요한데, 계속 오르는 집값을 바라만 보게 되잖아요.

 

*청약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점수가 부여된다. 김은정 씨는 당시 무주택 기간 0년, 부양가족 수 0명,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9~10년으로 각각 0점, 5점, 11점이 부여돼 가점이 총 16점이었던 것.

 

1 김은정, 김영호 씨는 강연회 자료를 통해 부천일루미스테이트 청약 소식을 확인하고 청약 신청까지 실행에 옮겼다. 2,4 부부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소사역이 보이는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3 내 집 마련을 위한 열정에 불을 지피게 되었던 강연 자료와 아파트 계약서를 소중히 보관하는 중. 5 블로그 운영을 비롯한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를 강의하는 김은정 씨의 작업실. /사진=정택

 

리빙센스 2020년 02월호

https://www.smlounge.co.kr/living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정택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