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온라인보다 11만원 저렴해
온라인 구매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량이 원인

“물량이 없어서 많이 올랐어요. 40만원 주시면 됩니다.”

11일 오후 12시 서울 용산역 인근 게임전문상가의 한 상인은 ‘닌텐도 스위치’ 가격을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제품 정가가 36만원인데도 오프라인 매장에선 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중고가도 35만원으로 새 제품 정가와 겨우 1만원 차이였다. 중고 제품은 값이 쌀 것이라는 기자의 선입견이 깨진 순간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상인은 “닌텐도의 경우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코로나19로 중국 공장 가동이 멈췄다.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물량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코로나19 확산에 외출을 꺼리는 고객들이 온라인 구매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매 수요가 많다 보니 온라인상의 물량은 더 빨리 소진된다”며 “이런 상황이라 온라인 판매자는 어떻게든 한 명만 걸려라 생각하고 50만원대에도 올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나마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의 발길이 끊겨 일정 수량 재고 확보가 가능하다”고도 설명했다.

기자가 그 자리에서 확인해본 결과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거래되는 온라인 최저가는 51만원이었다. 오프라인 매장가 40만원보다 11만원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두 달 전만 해도 33만원대로 정가보다 저렴했던 닌텐도 스위치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계속 올랐다. 

11일 오전 방문한 용산역 인근 게임전문상가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11일 오후 방문한 용산역 인근 게임전문상가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이처럼 코로나19로 닌텐도 스위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시장에선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가격이 더 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온라인 구매로 몰려 오프라인 매장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춰 팔았다.

용산 게임전문상가의 또 다른 상인은 “현재 공급가 자체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매일 조금씩 오르고 있고 오늘 들어올 물건도 아마 40만원 정도 될 것 같다”면서 “보다시피 매장 방문객 자체가 없으니까 마진을 많이 남기지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20일에 ‘동물의 숲’이란 게임이 나올 예정이어서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난 상태다. 공장이 멈춰 물량 자체가 부족한데 당분간 계속 오를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걸 아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가격을 최대한 높게 올려 파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자들은 오프라인에선 거래 안 한다. 온라인 구매 수요가 많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가격 역전 현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용산 게임전문상가는 한산했다. 기자가 머물렀던 약 40분 동안 다른 고객은 보이지 않았다. 매장 내에 울려 펴지는 건 TV 소리와 상인들 간 대화 소리뿐이었다. 한 상인은 코로나19 여파에 대한 물음에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당연히 줄어들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며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신도림테크노마트 2층에 있는 콘솔게임 판매업체인 ‘한우리’ 매장 앞.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11일 오전 신도림테크노마트 콘솔게임 매장 앞.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매장의 한 직원도 닌텐도 스위치 가격을 묻자마자 “아예 없다. 언제 들어올지도 모른다. 온라인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물량 자체가 없으니까 가지고 있는 것을 비싸게 파는 것 아니겠느냐”며 “수요도 많지만 가장 문제 되는 건 물량 공급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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