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에 홈쇼핑 감염 예방체계 구축
직원 중 희망자 한해 재택근무···‘예고된 인재’라는 지적도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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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신림동 소재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주요 홈쇼핑 콜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밀집된 공간에서 일하는 콜센터 업종 특성상 직원들의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은 콜센터 운영 상황과 예방 조치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위치한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날 오전 기준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직원들이 1m도 채 안 될 만큼 좁은 간격으로 붙어 앉아 일하는 환경이 집단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서울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정부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 전파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정부는 이러한 환경을 가진 사업장은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근무 형태 및 환경 등을 적극 개선해줄 것을 당부했다. 관리 대상에는 콜센터, PC방 등이 포함된다.

콜센터는 업무 특성상 계속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침방울(비말)을 튀길 수밖에 없어 비말 감염의 위험이 높다. 특히 콜센터는 내부 시스템으로 인해 업무가 운영되고, 고객들의 정보 등을 녹취해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에 재택근무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 감염병이 발생하는 시기에 재택근무를 하지 못한 업종에서 나온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홈쇼핑 콜센터 직원 이아무개씨는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지만 전화로 상담을 하거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하는 경우 수월한 소통을 위해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많다”면서 “회사가 매일 수시로 소독하고 직원들 발열 체크 등 방역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한 공포는 크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결제, 환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 전산상으로 고객 정보를 기입하고 상담 내용을 녹취해야 하는데 이를 재택근무로 처리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직원들은 정상 근무를 하고 있고, 현재 운영 중인 서울·부산·대구 세 곳 중 특정 지역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폐쇄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로 롯데·현대·GS샵·CJ오쇼핑 등 국내 주요 홈쇼핑은 코로나19 사전 예방 활동과 사후 대응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코로나19를 경계하고 있다.

현재 롯데홈쇼핑 콜센터는 서울·부산·대구에서 6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서울센터에 500명, 청주센터에 150명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고 GS샵은 500여명의 상담원이 경기도 부천에 두 곳으로 분산돼 근무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콜센터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하루 최소 세 차례 이상 소독 및 직원들 발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가정에 방문해 컴퓨터·전화기 등 업무에 필요한 것들을 설치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콜센터에선 교대 근무를 하고 있고 지난 2일부터 근무 인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일부 인원에 대해 재택근무도 시행하고 있다”면서 “개인별 좌석을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콜센터 외에 교육장, 회의실 등으로 인원을 분산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희망하는 직원들에 한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어제부터 추가 재택근무 희망자를 조사 중”이라며 “하루 2회 발열 체크는 물론 하루 세 차례 소독을 하고 있고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은 자리를 최대한 떨어뜨려 운영 중”이라고 했다.

GS홈쇼핑 관계자도 “콜센터 직원들은 10일부터 순차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면서 “일부 일에 두 개씩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고 정상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손세정제, 동석 금지 등 개인위생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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