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한국 입국자 대상 격리 조치 시행···한국 맞불 대응에 양국 관계 ‘최악’
일본 차, 올해 판매 회복 기대했으나 지난해 불매운동 때로 돌아갈까 걱정
“손쓸 방도 없어 더 큰 문제···국민 정서 회복만 기대할 뿐”

2019년 1월 이후 일본차 판매 추이./사진=조현경 디자이너
2019년 1월 이후 일본차 판매 추이.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일본 자동차 판매업체들이 올해 판매 회복을 기대했으나 한·일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되며 불안해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한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 입국자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정지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 9일에는 아베 총리가 한국 입국 제한과 관련해 정치적 판단이었다는 견해까지 밝혀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국내 일본차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가 본격 시작된 이후 하반기 일본 차 판매는 1만3179대로 전년 대비 45% 줄어들었다. 일본 차 판매는 2010년 이후 매년 10%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작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9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에는 대규모 할인 정책 등으로 판매가 늘어나는 듯했으나,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과 개소세 정책 종료 등에 따라 월 1000대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여기에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3월 이후 판매가 더 떨어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토요타코리아의 경우 3월까지 신차 4종을 출시하며 판매 회복을 위한 재시동을 걸었으나, 이번 사태가 발목을 잡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토요타 판매는 512대로 전년보다는 줄어들었으나 전월 대비 22%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다른 일본차 브랜드에 비하면 토요타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닛산코리아는 판매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철수설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 1월 닛산과 인피니티 판매량은 각각 59대, 1대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닛산 267대, 인피니티 37대 등을 기록하며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6월 이지홍 사장이 새로 부임했으나, 취임 후 바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됐으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업 전략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혼다 판매량은 5684대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하반기 일본 수출규제 이후에는 3076대 판매에 그쳤다. 올 들어서는 월 300대 수준밖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별다른 대책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품질이나 가격 문제로 판매가 떨어지는 것이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으나, 이번 사태는 국민 정서에 따른 것이라 뾰족한 수가 없다”며 “최상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면서 한·일 관계가 회복되길 기다릴 뿐이다”고 전했다.

한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 전까지 일본 차 판매는 강세를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이번 사태만 잠잠해진다면 하이브리드 및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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