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총 64명 확진 판정···잦은 발성·좁은 공간 등으로 감염에 취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사진=연합뉴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10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에 일하는 직원·교육생과 그 가족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해당 콜센터는 ACE손해보험과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콜센터로 확인됐으며 현재 해당 콜센터 직원 207명은 역학조사와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관련 대책 회의에서 “지금까지 64명이 확진자로 판정됐다”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가장 큰 대규모 감염 사례”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금융사 콜센터 직원들의 취약한 업무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무 특성상 통화를 위한 발성이 잦고 직원들 사이의 업무 간격이 매우 좁기 때문에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뿐만아니라 재택근무가 어렵고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휴직 등을 요구하기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해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생존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사전에 대책을 세우고 예방을 해야 할 회사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것이 집단 감염의 원인”이라며 “오히려 국가적 재난 상태에서 콜수, 통화성공수 등 성과측정으로 콜센터 노동자들을 내몰았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전에 철저한 방역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사업주의 책임은 절대 가볍지 않다”며 “원청 사업장인 ACE손해보험도 도급업체와 함께 공동으로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역시 취약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 수립 기조로 전환하고 현장 밀착형으로 노동자들을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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