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기대에 해외 투자 늘었지만 지수 폭락
올해 투자한 투자자들 평가 손실 국면
‘본격 하락장’ 주장과 ‘급반등’ 주장 상존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공포에 지난달 20일(이하 현지 시간)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공포에 지난달 20일(이하 현지 시간)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미국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이른바 ‘해외 직투족’(해외 주식 직접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미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투자에 나섰지만 평가 손실을 피할 수 없게된 까닭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4차산업 관련 종목들도 하락을 면치 못한 상태다. 다만 이들의 기업가치가 영구적으로 훼손된 것은 아니라며 저가 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공포에 지난달 20일(이하 현지 시간)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29296.25로 시작했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달 9일 23851.02를 기록하며 13거래일 만에 18.5% 급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8.75%, 18.8% 내렸다.

미국 증시의 급격한 하락에 직투족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의 밝은 전망에 해외 투자를 늘려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지난해 연간 166억3583만달러로 전년 117억5112만달러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월만 놓고 보면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이 23억5515만달러로 지난해 1월 10억4741달러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들도 하락세를 피할 순 없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들어 미국 증시가 내리기 전인 지난달 19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애플로 순매수 규모만 9700만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애플 주가는 현재 266.17달러로 연초 300.25달러 대비 11.3% 하락했다. 올해 최고치인 327.85달러와 비교하면 18.8% 내렸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표=시사저널e.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표=시사저널e.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 2위(9434만달러)인 알파벳도 올해 초 1368.68달러에서 최근 1215.79달러까지 11.17%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최고치인 1530.74달러와 비교하면 20.5% 내린 것이다. 올해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테슬라는 올해 고점 대비 37.2% 하락하며 지난달 말 수준으로 주가가 회귀했고, 지난해 개별 종목 기준 순매수 순위 1위였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올해 최대 20% 가까이 올랐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올해 초 미국 증시에 투자한 투자자들과는 달리 지난해 초부터 이들 종목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경우엔 여전히 평가 이익 상태에 있다. 이들 종목들이 지난해 초부터 상승 곡선을 그려온 까닭이다. 문제는 향후 미국 증시가 더 하락하게 되면 평가 이익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의 공포가 시간이 흐를 수록 확대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급락하는 상황에 빠져있다. 이에 본격적인 하락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일각에선 보유 및 비중 확대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은 이날 낸 ‘글로벌주식, 급락 後 급반등 예상’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리세션(recession·경기후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게 낮다. 정책으로 극복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리세션과 무관한 주가의 단기 급락이 나올 경우 조정의 기간도 짧았고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의 반등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글로벌주식의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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