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中 법인 청두·선양점 철수 계획···“아직 확정된 안은 없어”
롯데하이마트 희망퇴직, 롯데쇼핑 계열사 대규모 구조조정 관측도

중국 롯데백화점 선양점. / 사진=중국 SNS 갈무리
중국 롯데백화점 선양점. / 사진=중국 SNS 갈무리

롯데그룹이 연내 슈퍼·양판점의 20%, 백화점 5곳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모두 정리한다. 특히 중국에서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두 곳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롯데그룹의 엘 포인트·엘 페이 등 멤버십 서비스 사업을 하던 롯데멤버스차이나도 청산된 만큼, 중국 사업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하고 국내 700여개 점포 중 200개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2019년 영업이익은 2018년(5970억원)에 비해 28.3% 줄어든 4279억원에 그쳤다. 2019년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적자폭이 2018년(4650억원)보다 2배가량 커졌다. 1인 가구 증가와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소비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데 대해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중국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롯데마트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112곳에 달하는 현지 점포 대다수의 영업을 중단했고, 나머지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해 2018년 완전 철수했다. 당시 롯데마트 철수로 롯데는 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도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내 5개 매장 중 텐진 두 곳과 웨이하이점을 철수해 현재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두 곳에서만 정상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롯데는 “철수와 관련해서 확정된 게 없다”고 중국 현지 사업 철수설을 일축했다.

다만 현지에선 철수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롯데백화점 선양점에 다녀온 중국인 고객은 “백화점 1층에서 매대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고 있을 뿐”이라며 “2층 이상은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롯데의 중국 현지 사업 철수설이 도는 데는 중국 사업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마트를 필두로 중국 점포들을 늘리면서 사업을 확대해 왔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 적자만 내다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폐점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컸다. 사드 보복 등 영업환경 악화로 롯데백화점 중국 진출 1호점인 텐진 동마로점은 문을 연 지 7년 만인 2018년 12월에, 텐진 문화중심점도 이듬해 문을 닫았다. 웨이하이점도 지난해 4월 운영을 종료했다.

2008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2017년 누적 적자만 5000억원을 기록했고, 2007년 진출한 롯데마트 역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다 2017년 한 해에만 26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가 마트에 이어 백화점까지 철수하게 되면 중국 내 유통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셈이 된다.

이로써 중국 시장 정리 수순을 밟는 롯데는 백화점·마트·면세점 등에서 성과를 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선 전자제품 전문 매장 롯데하이마트의 창사 이래 첫 회망퇴직이 롯데쇼핑 계열사 전반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쇼핑은 당시 구조조정에 대해 정리되는 매장 인력을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는 것일 뿐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해명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이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롯데하이마트의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롯데 계열사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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