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82명 중 80%가량이 집단 발생과 연관···대구 한마음아파트 등 사례 부지기수
전병율 “취약계층 시설 점검 필요”···천은미 “밀폐되고 사람 많은 곳은 무조건 마스크 착용해야”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9일 코호트 격리 주거시설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를 방역하고 있다. 신천지 교인이 집단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왔다. / 사진=연합뉴스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9일 코호트 격리 주거시설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를 방역하고 있다. 신천지 교인이 집단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왔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소규모 집단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슈화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마스크 착용을 강화해 달라고 권유한다.     

9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오전 0시에 비해 248명 증가했다. 하루 동안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대로 떨어진 건 지난달 26일 이후 12일 만이다. 이에 따른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382명이다. 참고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확진자는 0시 대비 96명 늘어났다.  

이처럼 하루 추가 확진자가 일단 200명대에 접어듦에 따라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졌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확산세가 주춤하다고 보는 근거는 대구 지역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일단락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숫자가 200명대에서 조만간 100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질본 집계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의 79.7%는 집단 발생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기타 산발적 발생 사례 또는 조사나 분류 중인 사례는 20.3%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9일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의료기관과 사회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추가 전파가 확인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대구광역시 달서구 소재 한마음아파트에서 지난 2월13일부터 현재까지 총 4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신천지 신도가 많이 살고 있으며 교회와 가까워 신도들 간 밀접 접촉과 노출이 있었던 것이 집단감염의 사유로 파악되고 있다. 경상북도 봉화군 푸른요양원에서는 입소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51명 나와 역시 집단감염을 추정케 하고 있다. 확진자 중 1942년생인 여성 환자는 김천의료원에서 입원 중 지난 7일 사망했다.     

이 같은 집단감염은 방역당국이 대구와 경북 지역 신천지 신도들에 대해 집중 검사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백이 발생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좀 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소규모 집단감염은) 계속해서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언급은 코로나19가 전파력이 강하고 일부 집단이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원장은 “국민들이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라며 “취약계층이 장기간 생활하는 시설 내 사람들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방역당국에 신속하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취약계층이 장기간 생활하는 시설이란 정신병원이나 요양병원,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을 지칭한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으면 즉각 신고해 당국의 안내와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예방을 위해서는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부 요양원과 경로당의 코로나19 확진자 사례를 보면 식사를 같이 한 경우가 눈에 띈다”면서 “확진자와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 강력한 감염원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천 교수는 “고대의료원이나 세브란스 등 대형 병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기는 했지만, 그들이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집단감염으로는 확대되지 않았다”며 “병원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국민이 혼동하는 부분이 있는데 산이나 사방이 다 트인 곳에서는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밀폐되고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는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향후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라며 “현재로선 방역의 기본인 타인 접촉을 최소화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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