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파워 금소처장에 김은경 교수···KB·신한금융, 여성 사외이사 추천
“여성의 사회적 진출 확대 기대”

김은경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사진 왼쪽)과 권선주 KB금융지주 신임 사외이사 후보/사진=금융위원회, 기업은행
김은경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사진 왼쪽)과 권선주 KB금융지주 신임 사외이사 후보/사진=금융위원회, 기업은행

최근 금융권 여성 인사들의 고위직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원장이 탄생했으며 국내 1, 2위 금융지주는 연이어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특히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금융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는 자리인만큼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보수적인 금융권 기업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에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 부원장 자리에 여성인사가 임명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금소처장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리로 후보 검증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핵심 요직에서 첫 여성 부원장이 탄생하자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위는 김 부원장에 대해 “금융분야 여성인재 발굴 및 균형인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성 부원장의로서 의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KB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권 후보는 기업은행에서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거쳐 국내 최초로 여성 은행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KB금융은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5년 김유니스경희 이사를 선임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김 이사의 후임으로 최명희 이사를 선임했다. 만약 권 후보까지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되면 여성 사외이사 2명이 재임하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는 전문성, 직업, 성별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 결과 사외이사의 전문분야가 금융경영, 재무, 회계, 리스크관리, 법률·규제, 소비자보호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국적 사외이사와 여성 사외이사도 포함돼 있을 정도로 이사회의 다양성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여성인사를 새롭게 사외이사진에 포함시켰다.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윤재원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회계학을 전공한 회계·세무 분야의 전문 석학으로 각종 회계·세무 관련 학회와 정부기관 자문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될 경우 윤 후보는 신한금융지주회사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가 된다. 나이도 1970년생으로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젊은 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과 폭넓은 시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들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는 그룹 경영진을 뽑는 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경영전반에 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내 성 불평등 해소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여성 사외이사 추천 결정이 이사회의 다양성을 한층 더 제고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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