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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타다금지법 통과···희비 갈린 ‘택시-타다 드라이버’
  • 김용수 인턴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0.03.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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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드라이버 거리로 내몰고 소비자 선택권 무시한 대책 없는 결정”
택시 “타다금지법 환영···제도권 안에서 공정경쟁해야”

“타다 드라이버 상당수가 40~50대다. 가뜩이나 40대 실업률 높아지고 있다고 난리인데, 사지로 내모는 게 아니냐.”

“타다금지법 통과가 너무 갑작스러워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기자가 만난 타다 드라이버 A씨는 '타다금지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지난 5일 기자가 만난 타다 드라이버 A씨는 '타다금지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사진=김용수 인턴기자

지난 5일 오전 10시 타다 드라이버 A씨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가 만난 타다 드라이버들은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면서 타다 드라이버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타다는 1년 6개월 뒤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타다 드라이버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작년 여름부터 근무해왔다는 A씨는 “타다 드라이버가 30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않고 통과시킨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우리로선 농락당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괜히 무죄 판결 내려 희망만 부풀려 놓은 것 같다. 왜 이렇게 오락가락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타다금지법이) 통과되고 새벽에 잠이 안 와서 기사들끼리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다들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타다금지법의 본회의 통과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A씨는 “택시기사들 표를 의식한 것 아니겠냐”며 “바보가 아닌 이상 택시 기사 25만 표를 놓칠 리가 없다. 통과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기자가 만난 전업 타다 드라이버 B씨는 '타다금지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지난 5일 기자가 만난 전업 타다 드라이버 B씨는 '타다금지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또 타다 드라이버들은 타다금지법 통과를 시장의 반응과 상반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업 타다 드라이버 B씨는 “한 번이라도 타다 이용해 본 고객들은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때도 승객은 오히려 늘었으며 승객 재탑승률도 90%가 넘는다고 한다. 법이 통과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서비스가 사라지는 셈”이라면서 “소비자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걸 왜 자꾸 막으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이버 C씨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해 무죄 판결이 내려졌는데 영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참 웃기다”며 “가입회원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쿨버스를 이용하듯이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이 많은데, 이는 택시가 충당하지 못한 수요를 타다가 메꾸고 있는 것”이라며 타다금지법 통과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날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기자가 만난 택시 기사들은 하나 같이 타다금지법의 국회 법사위 통과를 환영했다.

지난 5일 서울역 택시 승강장엔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가 줄지어 있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지난 5일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가 줄지어 있다. / 사진=김용수 인턴기자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기사 A씨는 “아무래도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승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타다 자체가 택시와 다른 점이 없는데, 법 통과에 반대하는 것은 본인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택시 말고는 먹고살 수 없는 고령화된 기사들 입장에선 타다 자체가 거부감과 공포감으로 다가온다”며 “그러한 공포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신자살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택시 기사 B씨는 “타다가 나오면서 호출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최근 타다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온 뒤 기사들 사이에선 택시 산업 자체가 무너지는 거 아니냐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개정안이 곧 통과될 것 같은데, 그나마 법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 자체는 다행”이라고 전했다.

택시 노조는 타다의 영업 행태가 부적합하기 때문에 택시와 동등한 규제를 받으면서 공정 경쟁을 해야 한다며 타다금지법 통과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타다와 택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것과 다름없다. 같은 형태의 다른 사업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는데 타다만 규제를 받지 않는 불공정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이 부분이 받아들여져 (타다금지법이)통과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택시와 동등한 규제를 받으며 공정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예전 대중교통법의 경우에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해서 무산된 적이 있지 않으냐”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개정안을 타다금지법이 아닌 ‘타다활성화법’이라고 말하며 법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정안은 모빌리티 업체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택시처럼 영업할 기회를 준 것과 다름없다. 이 안에서 혁신하면 되는데 (타다 측이)과하게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타다금지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타다를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택시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며 일종의 타다활성화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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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인턴기자
yong0131@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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