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 강조대신 원네임으로

최근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시공사 브랜드를 적용한 단지명보다 고유한 이름을 짓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래픽은 참고용으로 본문의 내용과 관련 없음.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시공사 브랜드를 적용한 단지명보다 고유한 이름을 짓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래픽은 참고용으로 본문의 내용과 관련 없음.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건설업계의 아파트 단지 작명 트렌드가 달라졌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주요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는 게 시대 흐름처럼 여겨졌다. 또 건설사가 프리미엄 단지를 적용해주는 사업장의 조합원들은 이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이제는 되레 프리미엄 브랜드에 의존한 작명보다 해당 단지만의 고유한 이름을 짓는 게 더 선호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게 나인원 한남이다. 롯데건설은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에 대적할 고급 단지라는 슬로건과 함께 한남동에 이 단지를 지었다. 전세보증금만도 최소 40억 원 대로 알려진 초고가 주거단지다. 롯데건설은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대치동 등 공동주택에는 르엘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했지만 나인원 한남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내달 분양할 것으로 알려진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물산 래미안이라는 주택업계 독보적 브랜드를 내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명은 간결하게 원베일리로 지었다. 이는 성곽 안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주요 건설사들은 차별화를 위해 디에이치, 써밋, 그랑자이, 아크로, 르엘 등 기존에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보다 한 단계 고급화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 다퉈 내놓았다. 그러면서 뜻 모를 합성어 조합의 단지명이 늘었다.

강남이나 한강변 입지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우수 사업장이 시공사 브랜드 대신 고유한 단지명을 선택하자, 일부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이미 가칭을 정하고 분양을 완료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 작명을 다시하자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미 분양을 완료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사 브랜드를 뺀 고유한 이름으로 새로 짓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4월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최고의 대장주들로는 둔촌주공과 개포주공1단지가 있는데 이들은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막바지 분양채비와 함께 작명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들 단지 역시 단일 시공사가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시공사가 공동으로 시공하는 컨소시엄 형태여서 시공사 브랜드 보단 단일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은 올림픽 파크포레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등 대장 입지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은 아파트 브랜드 적용보다 특별한 이름으로 입지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걸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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