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대다수 불만 높아…연내 1500만 가입자 달성 목표

이미지=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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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지 1년이지만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통신 3사는 ‘5G 시대’를 열었다고 자화자찬하며 마케팅에 한창이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아무개씨는 5G 상용화 직후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구입했고 통신 서비스도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해본 적이 없다.

김씨는 “그나마 기지국이 많이 설치됐다는 서울에 살고 있지만, 건물 안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5G를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5G를 포기한채 LTE 우선모드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5G 기지국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심가를 제외하곤 사실상 5G 이용이 불가능하다.

◇ 5G 통신서비스 불만에 가입자 증가율도 꺾여

계속되는 서비스 품질 저하로 소비자들의 불만도 크다. 지난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발표한 ‘5G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중 76.6%가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최근 참여연대는 5G 불통 보상과 관련한 제보 내용을 공개하고, 정부와 이동통신 3사에 일관된 기준 및 공식적인 보상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5G 가입자도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입자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꺾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회선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495만8439명으로 집계됐다. 전달(466만8154명)에 비해 약 29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시행 후 가장 낮은 가입자 증가폭이며 정점을 찍은 지난해 8월(88만명) 대비 7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출시를 통해 5G 가입자 증가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의 갤럭시S20 시리즈 첫날 개통량은 약 7만대로 알려졌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10 시리즈 첫날 개통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자급제 물량을 포함해도 전작 대비 80% 수준에 머물렀다. 5G 전용 폰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성적은 전작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 연말까지 통신사가 목표로 잡은 5G 가입자 1500만명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목표였던 500만명 달성은 실패한 상황이다.

◇ 개선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 필요성 제기

통신사들은 가상현실(VR) 등 5G 전용 콘텐츠 개발 및 기지국 추가 설치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5G를 경험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통신사들이 전국에 설치하고 있는 기지국은 3.5㎓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기존 LTE 주파수(최대 2.6㎓)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5G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선 28㎓ 주파수 대역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1초에 280억번 진동하는 28㎓는 3.5㎓ 대역과 비교해 직진성이 훨씬 강하고 전파 자체가 빠르다. 한번에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으며 전송 속도 역시 빠르다. 다만 전파의 도달거리가 짧아 더 많은 기지국 설치가 요구된다. 현재 국내 5G 체감 속도가 이론 속도(20Gbps)에 한참 못 미치는 이유도 3.5㎓ 주파수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통사들 역시 28㎓ 기지국 설치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시중에 나온 5G 전용 폰으로는 28㎓ 주파수 대역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출시된 5G 전용 폰을 비롯해 최신 기종인 삼성 갤럭시S20 시리즈 국내 판매용에는 28㎓ 지원 모듈이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8㎓ 주파수 대역이 나올 경우,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종의 5G 전용 폰을 구입해야만 한다.

5G 전용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5G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5G를 이용한 자율주행 등은 연구 단계에 있다.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VR 등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다. 특히 VR 콘텐츠의 경우 이미 게임업계에서 3~4년 전에 돌풍이 불었으나 기기 착용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이제는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5G 기지국 설치 숫자는 LTE 기지국 대비 10%에 불과하다”며 “통신사들이 무리하게 5G 가입자 유치에 나선 면이 있다. 기지국 숫자를 적어도 LTE 대비 30% 정도는 확보한 후에 모집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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