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IPO주관 경쟁 '춘추전국시대'...빅3 증권사 기대이하 성적표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에 상장포기 기업 속출...대형기업 IPO마저 미뤄지면 주도권 회복 어려워질듯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들어 IPO주관 경쟁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장이 예고된 대형기업들의 IPO가 이뤄지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IPO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투심악화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주관 경쟁에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IPO ‘빅3’ 증권사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모두 이날까지 상장주관 1건에 그치며 각각 시장점유율 기준 순위 3위, 5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IPO시장은 2개 이상의 기업을 상장주관한 증권사가 1곳도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월 상장한 위세아이텍과 서남, 레몬은 각각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을 맡았다. 3월 상장한 켄코아에로스페이스는 NH투자증권이, 제이앤티씨는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았다. 6일 상장한 서울바이오시스는 KB증권이 주관사다.

상장예정인 기업들을 살펴봐도 올해 1분기까지 IPO시장에서 독주하는 증권사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3월 내 상장이 예고된 기업은 플레이디, 엔피디, 노브메타파마, LSEV코리아 등이다.

플레이디는 KB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았고 공모규모는 314억원이다. 엔피디는 유안타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았고 공모규모가 407억원이다. LSEV코리아는 공모규모가 825억으로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제이앤티씨에 이어 두 번째로 공모금액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상장주관을 맡아 578억원을 책임지고 KB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40억~80억원씩 나눠맡는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상장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센코어테크와 메타넷엠플랫폼은 5일 금융당국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센코어테크는 삼성증권이, 메타넷엠플랫폼은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주관을 맡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가 모두 하강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시기를 노려 상장을 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3월 상장예정 기업들이 실제로 상장을 할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기업가치가 조단위에 이르는 대형기업들의 IPO를 이끌면서 다시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NH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과 현대카드의 상장주관을 따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CJ헬스케어(에이치케이이노엔), 미래에셋대우는 호텔롯데 등의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형기업들마저도 올해 상장을 연기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IPO시장에서 대형딜이 모두 미뤄지면 특정 증권사가 독주하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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