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LG·한화 등 이익추구 잠시 접고 정부주도 방역확산 노력에 적극 동참
삼성·LG·한화 병상지원, 현대重 헌혈···재택근무·휴무권장 등 밀집도 낮추기 노력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을 알리는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재계가 이익추구라는 기업의 본분을 잠시 미뤄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오는 22일까지 정부가 대규모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며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속속 돌입하고 있다.

6일 LG화학은 ‘패밀리 데이(Family day)’를 실시했다. 패밀리 데이란 공휴일이 없는 달의 둘째 주 금요일에 직원들의 연차사용을 장려하는 LG화학의 연차촉진제도다. LG그룹에는 각 계열사별로 이와 유사한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달의 경우 공휴일인 3·1절이 일요일인 탓에 패밀리 데이가 적용됐다.

업체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오는 13일에 실시돼야 했지만, 이번 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범(凡) 국가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6일과 13일 양일 간 개최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별개로 LG화학은 1인 최대 3만원의 마스크 구매비용을 보전하는 등 구성원 개개인의 감염방지 노력도 지원하기로 했다.

주요 기업들이 채택했던 재택근무도 연장된다.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채택했던 SK그룹의 경우 당초 6일까지로 계획했던 연장근무 마감 시한을 오는 20일로 2주 연기했다. 같은 날 종료키로 했던 현대자동차그룹도 1주일 연장해 오는 13일까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 등 서울·경기 소재 일부 계열사 사무·연구직에 한해 교대근무 방식의 재택근무를 추가 시행한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추가조치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거의 모든 계열사가 자체 상황에 맞게 순환 재택근무 등에 동참한다. 특히 어린이집·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입학 등이 연기된 상황에서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를 둔 여성 및 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한 배려의 폭도 키우는 중이다.

한화그룹은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연수원을 코로나19 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이곳은 지난해 4월 개원한 연수시설로, 격리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수용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삼성그룹과 LG그룹도 각각 경북 영덕 소재 ‘삼성 영덕연수원’, 구미소재 LG디스플레이 기숙사 및 울진 LG생활연수원 등을 제공했다.

혈액 수급난을 맞이한 이들을 위해 팔을 걷은 기업들도 있다. 혈액수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예년에 비해 다소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코로나19가 발발하고,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확산하면서 헌혈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함께 어제(5일)와 오늘 양일 간 사내에서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간, 지역기업 최초로 단체헌혈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다른 기업체와 기관들이 잇따라 단체헌혈을 실시해,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양일간의 헌혈은 앞서 1차 헌혈 당시 갖은 이유로 동참하지 못했던 헌혈 희망자 및 다른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실시됐다.

향후 보름여 간 계속될 코로나19 확산 방지노력이 확산되는 데도 큰 힘이 될 요량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많은 임직원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헌혈에 참여했다”면서 “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 시사했다.

한편, 코로나19에 맞서 절박한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지키고 돌보며 사투를 벌이며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들을 위한 지원도 이어진다. LG그룹은 지주사 및 계열사들의 네트워크를 가동해 의료용 방호복 1만벌과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장 등을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들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가전·생활용품·통신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각 계열사는 기업특성에 맞게 폭넓은 지원을 예고한 상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