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평균경쟁률 141대 1 vs 아파트 가격 25주 만에 하락전환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의 주택거래시장도 싸늘히 식었다. 반면 청약시장은 평균 청약경쟁률 100대 1을 넘기는 등 열기가 달아오른 모습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의 주택거래시장도 싸늘히 식었다. 반면 청약시장은 평균 청약경쟁률 100대 1을 넘기는 등 열기가 달아오른 모습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혼란의 시기를 겪는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가 일어나지 않는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분양시장은 청약 평균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넘길 정도로 달아올라 눈길을 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 3일 사이버 견본주택 개관 후 분양에 나선 대구 청라힐스자이 394가구 모집에 5만5710명이 몰리며 평균 14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01㎡의 경우 22가구에 9532명이 몰려 433.2대 1의 기록을 낼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GS건설은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청약 전은 물론 당첨자 발표 이후에도 두류역 주변에 마련된 견본주택을 개방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비수도권에서 비대면 청약을 한 것 치고는 매우 눈여겨볼 만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분양을 하면서도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입지적 가치와 청약당첨 후 시세차익이 기대돼서라고 분석한다. 코로나19로 그간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에 거래가 마르는 등 다소 정체가 길어지고 있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은 것이다.

청라힐스자이는 대구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청라언덕역이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대구 중심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 이용도 쉽다. 현대백화점, 동아백화점, 서문시장 등 대형 쇼핑시설이 가깝고, 남산초, 계성초, 계성중, 경구중, 성명여중, 경북여고 등도 주변에 있다.

또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60%는 이자후불제여서 자금운용의 부담이 크지 않다. 전매제한도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로 짧다. 게다가 세대주 뿐 아니라 세대원도 청약이 가능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조건이 좋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대거 몰린 덕에 경쟁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각종 대출 규제로 자금 동원이 어려워지면서 규제 영향권 아래 있는 청약시장에 실수요자들의 투자가 집중돼 로또 분양을 겨냥한 청약 과열이 나타난 것이다.

반면 일반 주택 시장은 상당히 침체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감정원이 하루 전인 지난 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서 대구는 0.03%에서 -0.03%으로 2019년 9월 둘째주 이후 25주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수성구도 약세다. 지난주에는 0.07% 올랐으나 황금동 일대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이번주 0.06% 하락으로 돌아섰다. 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통상 주택구매를 위해서는 현장답사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 같은 활동이 쉽지 않은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권은 신축 아파트 선호현상에 시세차익이 기대돼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지만, 일반 매매시장은 당분간 위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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