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0%대에서 올해 9%까지 올라…유인책 아직은 부족해

자료=네이버
자료=네이버

네이버가 최근 브라우저 ‘웨일’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웹브라우저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 구글 크롬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네이버는 네이버카페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웨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브라우저다. 2016년 12월 비공개 시범테스트 후 2017년 10월 정식 출시됐다. 현재 PC 웹 브라우저를 비롯해 모바일 브라우저도 지원하고 있다.

웨일이 내세운 강점은 기능이다. 여러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사이드바, 화면 분할 기능, 사이트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웨일은 네이버카페, 네이버블로그 등 네이버의 인기 서비스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 이용자들에게 보여준다. 다른 사이트에 방문 중이더라도 사이드바 등을 통해 즉시 네이버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현재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의 크롬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국내 데스크톱 PC의 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 70.62%, 인터넷익스플로러(IE) 13.78%, 엣지 4.79%, 웨일 4.25%, 사파리 3.45% 등이다. 아직 큰 영향력은 없지만 출시 초기 0%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탯카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웨일 점유율은 PC 시장 1.67%, 모바일 0.3%였다. 

특히 모바일 브라우저 점유율의 경우 올해 3월 기준 9.44%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41%포인트 올랐으며 지난달 9.01%와 비교해도 0.43%포인트 성장했다. 웨일은 3월 크롬 40.75%, 삼성 인터넷 25.56%, 사파리 15.59%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폰이나 삼성 갤럭시 시리즈, 아이폰 등에 선탑재되는 브라우저들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존 네이버 충성 고객들로 웨일로 유도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네이버도 최근 웨일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탑재, 퀄컴과의 기술 협력 등을 추진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IPCA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약 1만여곳에 이르는 인터넷PC방들이 가맹 중인 국내 인터넷PC방 대표 단체다. IPCA는 네이버 웨일을 가맹점 내에서 제공되는 PC의 기본 브라우저로 제공하게 되며, 네이버는 이에 최적화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및 관련 기술을 지원한다.

아울러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포털 메인 화면을 통해 웨일에 대한 공격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이 역시 기존 네이버 이용자들을 웨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웨일 역시 많은 개선점을 안고 있다. 다양한 편의 기능들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크롬에서도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기능을 충분히 접할 수 있다. 기존 크롬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웨일로 갈아탈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평소 네이버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라면, 웨일을 이용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

내수용이라는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 네이버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작동되다 보니, 외국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웨일은 국내 기업이 만든 국내 브라우저라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점유율 역시 조금씩 매년 오르는 추세”라며 “다만 타 브라우저를 쓰는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아직 유인책이 부족하다. 향후 혁신적인 기능 추가나 다양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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