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급락에도 직원은 매년 증가
9월 재산관리비 전년 동기 比 15% 증가하기도
한화생명 “직원 감축, 계획 없다···영업력 강화와 체질 개선으로 돌파”

서울 여의도의 한화생명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한화생명 본사. / 사진=연합뉴스

한화생명이 유례 없는 실적 추락을 경험하고 있지만 직원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한화생명 재산관리비는 업계 맏형 삼성생명보다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비용은 느는데 업무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상 상황에서 한화생명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화생명 측은 인력 감축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업적자에도 직원수 매년 증가···재산관리비 1년 만에 15% 증가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한화생명의 임직원 수는 총 3994명으로 나타났다. 빅3 가운데 삼성생명(527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임직원 수는 총 3849명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직원수는 매년 증가하며 2017년 들어 교보생명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변화를 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임직원 수를 매년 줄였다. 반면 한화생명은 매년 이 숫자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임직원 수는 2015년(12월 기준) 3809명, 2016년(11월 기준·이하 동일) 3831명, 2017년 3843명, 2018년 3939명, 2019년 3994명을 기록했다. 이에 한화생명의 임직원 수는 지난 4년간 5%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각각 8%, 1%씩 감소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총 2만5421명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생보업계의 임직원 수는 5% 감소했다. 한화생명만 업계 분위기와 반대로 가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빅3 생보사의 임직원 변화 추이. 한화생명의 직원수는 매년 증가하면서 2017년 들어 교보생명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시사저널e

한화생명의 직원이 늘어나면서 회사 비용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까지 재산관리비는 전년 대비 15%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63.8%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한화생명의 재산관리비는 95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다. 특히 직원들이 4년간 늘어남에 따라 재산관리비도 같은 기간 2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재산관리비를 전년 동기 대비 6.7% 낮췄다. 한 해동안 160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9월말 재산관리비는 8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3% 증가했지만 증가율 규모는 한화생명의 절반 수준 그쳤다. 

빅3 생보사의 영업이익률의 지난 3년간 추이.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비용 느는데···경영효율지표는 빅3 중 최하점 

한화생명은 직원 증가로 인한 비용 절감 실패만 아니라 경영효율지표 관리도 실패하고 있다. 빅3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한화생명의 비용은 비용대로 증가하는데 업무 효율성은 자꾸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과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1.35%, 3.3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포인트, 0.32%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9월말 기준, 이하 동일) 3.19%, 2018년 2.56%, 2019년 1.35%로 매년 감소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4.41%, 2018년 5.50%, 2019년 5.62%로 매해 증가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2017년 4.14%에서 2019년 4.17%로 늘었다. 교보생명도 영업이익률은 지난 2년간 -1.54% 감소했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은 0.1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보험사의 영업 효율성을 파악하는 지표다. 투자영업비용을 제외한 총수익 대비 당기손익 비율이다. 

◇2014년 이후 구조조정 無···체질개선으로 돌파하나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없다. 

한화생명은 비용 증가 및 영업력 약화 등의 문제점을 올해 들어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여승주 대표이사가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영업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직원 축소와 관련한 체질 개선이 아닌 업무환경 변화 등을 통한 체질 개선을 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체질개선이라고 한다면 영업과 관련된 것이다. 지금까지 저축성, 연금보험을 많이 판매했다면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것이다. 감축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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