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주총회 통해 대신 오익근·교보 박봉권 신임 대표이사 선임
유안타 서명석·IBK 김영규는 연임실패···NH 정영채는 2년 연임
'장수 CEO' 교보 김해준·SK 김신도 연임 성공

증권가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 CEO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과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등이 주인공이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와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는 후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증권가에 부는 새 바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나재철 전 사장 후임으로 임명된 오익근 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이 처리된다. 임기는 2년이다.

앞서 오 신임 사장은 지난해말 나 전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대신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오 사장은 1963년생으로 나재철 전 사장보다 한 살 적다. 1987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대신금융그룹에서만 33년 동안 근무해왔다. 지점영업부터 마케팅, 인사, 재무관리, 리스크관리, 기업금융(IB) 등을 두루 거쳤으며 2013년부터 5년간 대신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했다.

교보증권도 3월25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2008년부터 12년 동안 유지됐던 김해준 대표이사 체제가 김해준-박봉권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박봉권 사장은 1961년생으로 1957년인 김해준 사장보다 4살 젊다. 김해준 사장은 IB부문을, 박 사장은 경영지원 및 자산관리(WM)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증권 역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병철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한다. 전임 현대차증권 대표였던 이용배 사장은 현대로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최병철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다. 최 사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재경본부 부사장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최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3년이다.

3월 결산법인이라 6월에 주주총회를 여는 신영증권도 최근 신요환 대표의 임기 만료에 따라 후임 인사로 황성엽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진을 물갈이하는 증권사들도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조윤제 전 주미 대사와 이젬마 경희대 교수, 김성곤 종근당 신약연구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삼성증권은 장범식 숭실대 교수를, 메리츠증권은 김석진 한국투자금융지주 윤리경영지원실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교보증권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출신 이찬우 전 국민대 특임교수를, 한화투자증권은 김형태 김앤장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물러나는 사람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서 대표는 2013년 유안타증권 출범 이후부터 대표를 맡아왔는데 대만 유안타그룹은 올해초 궈밍쩡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서 대표에게 전달했다.

유안타증권은 서명석-궈밍쩡 공동대표 체제에서 궈밍쩡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서 대표는 유안타증권 전신인 옛 동양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리서치센터장과 경영기획부문장(CFO), 부사장을 거쳤다. 부사장 시절인 2011년 동양증권이 도산 위기 당시 매각을 반대하는 회사 경영진 몰래 유안타그룹과 매각협상을 벌여 결국 성공해낸 일화는 유명하다. ‘배신자’라는 비난도 받기는 했으나 회사를 살리기 위한 그의 행동을 비난하는 직원들은 이제 보기 힘들다.

서 대표는 지난해까지 황웨이청 유안타그룹 국제경영부문 수석부사장과 함께 유안타증권 공동대표를 맡아왔다. 황웨이청 대표는 지난해 대만으로 복귀했고 궈밍쩡 대표가 부임했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역시 연임이 무산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14일자로 2년 임기가 만료된 채 연임여부에 대한 결과를 기다려왔다. 전임 조강래, 신성호 대표가 모두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했기에 김영규 대표의 연임도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김영규 대표를 임명한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이 전 정권 당시 임명된 인물이라는 점이 연임에 발목을 잡았다. IBK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IBK기업은행(지분 83.66%)이고 IBK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3.1%를 가지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CEO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NH투자증권은 이날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25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 안건이 통과되면 정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로 연장된다.

정영채 사장의 연임은 유력해보였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전년보다 32%가 늘어난 47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당선 이후 3연임이 확정됐던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대거 물갈이에 나서면서 정 사장의 연임이 불확실하다는 말도 나왔다.

정 사장의 연임은 NH투자증권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농협금융 내 문화 덕분으로 보인다. 현재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5명 중 4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 역시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3월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1년이다.

건재함을 자랑한 장수 CEO들도 있다.

2008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6연임에 성공하며 역대 최장수 증권사 CEO로 등극했다. 2013년부터 7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이 확정됐다. 2010년부터 DB금융투자 대표를 맡고 있는 고원종 사장 역시 3월25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