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오름세 서울 평균 뛰어넘어, 3.3㎡당 평균매매가도 마포구보다 높아

서울 광진구 한강변에 위치한 현대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진구 한강변에 위치한 현대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진구의 집값 오름세가 심상찮다. 2000년대 초반 부촌의 대명사였던 광진구는 지난 2014~2019년 서울 시내 대부분지역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일 때는 시류에서 벗어나 잠잠했다. 신축 아파트 선호현상으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신축 집값이 뛰면 구축 아파트가 신축과의 키 맞추기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던 건 광진구에게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조정을 거의 거치지 않고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한강변 입지가 부각되는 최근 추세에 부합하는 곳인데 그동안 저평가되며 과거 집값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고된 것도 수요층을 대거 유입시키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촌동, 한남동, 성수동처럼 한강 인접지 부각

5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광진구의 지난해 아파트값은 4.6% 올랐다. 이는 서울시 평균(3.2%)은 물론 강북권 평균(2.6%)을 웃도는 수치다. 또 강북의 핵심 지역으로 손꼽히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중 하나인 마포구 상승률(4.5%)보다도 소폭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실제 광진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마포구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1월 기준 광진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320만5000원으로 마포구(3338만9000원)보다 낮았던 반면, 광진구 아파트값은 꾸준히 상승하더니 같은 해 연말 마포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인 3538만4000원을 뛰어넘은 3562만4000원을 기록한 것이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구의동 현대 프라임 전용면적 84㎡는 1년 전인 지난해 3월 9억 원에 거래됐는데 같은해 12월에는 14억 원에 실거래되며 8개월여 만에 5억 원이나 뛰었다.

업계에서는 광진구가 마‧용‧성을 위협할 정도로 오름세를 탄 것은 우수한 입지 영향이라고 평가한다. 광진구 구의동이나 자양동 역시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처럼 강북임에도 불구하고 한강변에 인접해있으며 송파구, 강남구 등과 인접해있다.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 개발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까지

대규모 개발사업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 내 자양1구역(구 동부지방법원, 동부지방검찰청, KT부지)에는 공동주택, 호텔, 오피스텔, 업무시설이 들어서기 위한 철거작업을 중이다. 자양3구역은 최고 35층 높이의 오피스텔이, 자양4구역에는 삼성물산이 264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 자양5구역에는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최고 35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지어지며 구의3구역에는 29층 높이의 주상복합이 건립된다.

동서울종합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본격화한다. 동서울터미널은 그동안 노후화된 시설과 함께 수용 능력 초과, 혼잡한 주변 교통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돼 왔다. 이에 따라 이곳은 호텔, 업무시설, 관광·문화시설이 결합한 현대 건축물(연면적 29만㎡, 지하 5층~지상 32층)로 오는 2025년 재탄생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인근 아파트들의 개별 정비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광장동 극동아파트는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고, 구의자양 재건축 지역에서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니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고 사업을 추진중인 단지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장동 현대 3,5단지는 올해 중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준비중에 있다. 또 포스코건설의 직원용 아파트였던 상록타워 역시 리모델링을 위한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다.

구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광진구는 신축 아파트가 없어 그동안 다수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주목받는 듯 하다”며 “입지나 개발호재 뿐 아니라 학군도 우수하다. 강남 못지않게 학군이 좋은 광남중·고교를 끼고 있는 단지는 최근 유독 집값 오름폭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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