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4.6%, 80세 이상 5.6%···평균 치명률 비해 높아
정부, 중증 징후 있는 환자 우선시···의료계 “고령자는 무조건 입원시켜야”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입원 순위에서 고령자들을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환자들 중 고령자 치명률이 4-5%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4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총 53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오전 0시 대비 516명이 추가 확인된 데 따른 수치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기준 293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5621명으로 집계됐다.

단, 질본이 연령별 통계 수치를 발표한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하면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은 0.6%로 집계됐다. 치명률의 높고 낮음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제기될 수 있지만, 질본이 과거 예상한 수치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월 초순 “국내 환자들은 중국 후베이성 이외 치명률인 0.16%보다도 낮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명률을 논의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보건당국의 당초 예상보다 현재 높게 진행되는 것은 확실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치명률은 젊은 층보다는 상대적으로 70세 이상 고령자에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오전 0시 기준 70세부터 79세까지 코로나19 환자 260명 중 12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4.6%다. 또 80세 이상 환자는 총 108명 중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치명률은 5.6%로 집계됐다.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0.6%인 데 비해 70세 이상 치명률은 4~5%대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4명도 70세 이상 고령자로 확인된다. 3일 오전 3시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사망한 환자 A씨는 78세였다. 또 이날 오전 11시47분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숨을 거둔 환자 B씨는 83세다. 이날 오후 2시37분경에도 경북대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했다. 그는 75세다. 4번째 사망자는 이날 오후 5시6분께 숨을 거둔 대구 파티마병원의 78세 환자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도 그러했지만 감염된 환자들 중 고령 여부와 기저질환 여부는 치명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진행 중이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고령이 치명률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메르스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입원을 대기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적지 않은 숫자로 판단된다. 4일 오전 0시 기준 대구의 코로나19 환자는 4006명이다. 이 중 1330여명이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파악된다. 370여명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나머지 2270여명이 자가에서 격리된 상태로 추정된다.

이에 특히 대구의 경우에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령자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정부 지침은 중증환자 배려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중증 징후가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우선적으로 최적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지침은 있지만 상황이 다급하고 엄중하므로 고령자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의료 시스템은 잘못돼 있다”면서 “60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는 증상이 없어도 무조건 입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 교수는 “젊은 코로나19 환자들은 생활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아도 된다”며 “고령자의 자가격리는 안 된다”고 재차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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