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1분기 중 ‘중금리론’ 출시 예정
본격적인 수익구조 다각화···중금리대출 외 신사업 추진에도 ‘분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카드 본사/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카드 본사/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순익이 40% 이상 급감하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던 하나카드가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여타 카드사들에 비해 사업 다각화 역량이 부족했던 하나카드가 중금리대출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확정하고 1분기 내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저 6.90%에서 최대 13.84% 금리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던 하나카드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격타를 맞았다. 대형사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해 순익이 각각 5088억원, 3411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어들긴 했으나 감소폭은 2%, 0.3%로 적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3166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전년보다 오히려 10.4% 증가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7.2% 급감했다. 순이익 급감의 주요 원인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실적에 희비가 갈린 데는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 수수료 이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 카드사들은 실적에서 선방했지만 하나카드나 롯데카드 등 중소형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이익 비중이 높은 편이라 실적에 직격타를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사업 추진과 관련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외환카드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르게 운영됐던 상품 라인업 및 내부 시스템 등의 내실을 다지고 기본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카드업계 후발주자로서 이제 기초 역량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판단하에 중금리대출 사업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금리대출만으론 수익성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권별 중금리대출 금리 요건 차등화가 시행되면서 카드사의 경우 중금리대출의 평균금리가 11%를 넘어서면 안 되고 최고금리도 14.5% 이내로 제한된다”며 “현금서비스의 금리가 평균 20% 내외, 카드론이 10% 중후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여타 카드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영역이기도 해서 중금리대출만으론 실적 반등을 도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의식한 듯 하나카드는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중금리대출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추진에도 분주하다. 이르면 3월 중 하나카드는 종합 핀테크 플랫폼인 토스와 손잡고 ‘토스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제휴카드와 달리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형태로 토스가 신용카드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신용평가(CB)업에도 진출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NICE평가정보와 함께 가맹점 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 바 있다. 올해부턴 하나카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해 중소·영세상공인에 대한 CB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에도 뛰어든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4분기 사업 시작을 목표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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