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펄마캐피탈, ‘환경관리주식회사’ 매각 작업 돌입
수처리·폐기물 사업 분야에서 1위 업체···매각가치 8000억~1조원대
GS건설 수처리 사업 활발···유력 매수자로 떠올라

하수·폐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매립 사업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선점하고 있는 ‘환경관리주식회사’가 매물로 나온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수처리 등 환경사업에 관심을 나타냈던  GS건설을 유력 매수자로 꼽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하수·폐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매립 사업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선점하고 있는 ‘환경관리주식회사’가 매물로 나온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수처리 등 환경사업에 관심을 나타냈던 GS건설을 유력 매수자로 꼽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환경업계에서 ‘공룡’으로 불리는 ‘환경관리주식회사’가 매물로 나온다. 환경관리주식회사는 하수·폐수처리시설(수처리)과 폐기물 소각·매립 사업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수처리·폐기물 자원화 등을 중심으로 미래성장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건설업계에서 매수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처리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GS건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 인수전에 뛰어들 지가 주목된다.

◇전국 2000여개 하수·폐수처리시설 보유···환경관리 사업 진입장벽 낮아 메리트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환경관리주식회사’(EMC)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8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독립계 운용사다. EMC의 매각가치는 8000억~1조원대로 예상된다.

EMC의 전신은 1997년 환경관리공단의 100% 자회사였다가 2007년 코오롱그룹에 인수된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수처리사업부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2대 주주(34.99%)였던 어퍼마캐피탈은 2015년 코오롱의 지분 62.6%를 886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어퍼마캐피탈은 인수 이후 충청·경기·서남·경인·경북환경에너지와 와이에스텍 등 6개 환경 관련 업체까지 인수하며 EMC의 덩치를 키웠다.

EMC는 현재 전국 2000여개의 하수·폐수처리시설을 비롯해 인천 등 네 곳에 소각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수처리·폐기물 등 환경관리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EMC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 인프라는 매각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호한 실적도 강점으로 꼽힌다. EMC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809억원이다. 이는 2016년(2140억원) 대비 78% 가량 오른 금액이다. 실질적인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반영하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822억원으로 8배 증가했다.

◇GS건설 ‘글로벌 10대 물기업’ 목표···신정장 동력으로 수처리 사업 집중 육성

시장에서 EMC의 매수자로 거론되는 업체는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이다. 특히 GS건설이 유력 매수자로 꼽힌다. GS건설은 ‘글로벌 10대 물기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물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폐수처리시설, 해수담수화(RO), 수처리 운영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GS건설은 그동안 해외 수처리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스페인의 글로벌 수처리 업체 ‘이니마’(Inima)를 인수했고, 지난해 6월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어 9월에는 브라질 수처리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BRK 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사업부문까지 인수했다. 이번에 EMC까지 인수하게 되면 GS건설은 국·내외 수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측은 매각 초기 단계인 만큼 EMC 매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GS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서 수처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만큼 시장에서 그렇게 예상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위하던 사업은 추가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매력도가 떨어지는 편이다”며 “좀 더 사업성을 확대할 수 있으면 검토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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