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생보사 3월 공시이율 줄줄이 하향 조정
“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에 따른 장기 국채 수익률 하락 영향”

주요 생명보험사 공시이율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주요 생명보험사 공시이율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금융권의 예상과 달리 한국은행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에도 생명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공시이율 하향 조정에 나섰다. 생보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은 올 3월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지난달 2.3%에서 0.05%포인트 낮춘 2.25%로 공시했다. 지난 1월 소폭 상승했던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도 2.50%로 지난달에 비해 각각 0.02%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생명은 3월 기준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이 2.20%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은 지난달 2.50%에서 2.48%로 하락했으며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도 지난달 2.55%에서 2.50%로 0.05%포인트 떨어졌다.

교보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인 2.45%로 유지됐지만,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이 지난달 2.55%에서 2.50%로 0.05%포인트 떨어졌으며 연금보험의 공시이율도 2.51%에서 2.49%로 0.02%포인트 하향됐다.

공시이율은 은행 예금금리와 같이 보험사가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매달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로, 고객에게 보장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를 말한다. 통상 시중금리와 연동돼 조정되는 특성이 있어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공시이율 역시 함께 떨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금리 인하 악재가 비켜 나갔음에도 생보사들의 공시이율은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3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생보사들이 공시이율을 산정할 때 연계하는 자산운용수익률과 장기 국채 수익률 등이 개선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고채 금리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면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자산운용수익률과 10년물, 5년물 장기 국채 수익률 등의 평균 가중치를 고려해 계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에 장기 국채 수익률을 많이 연동하고, 실제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하락한 장기 국채 수익률과 자산운용수익률이 연계되면서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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