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4개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 후 1만4000여개 민간에 제공···치료제·백신 개발 뛰어드는 바이오 기업들도
전문가 "바이오주 수혜 기대해 여러 바이오 기업들 코로나19 관련 사업 도전할 것"···"백신 개발은 임상 길어 장기적으로 봐야" 전망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에 설치된 마포구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마포구 직원이 검사 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에 설치된 마포구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마포구 직원이 검사 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바이오업계가 분주하다. 정부도 코로나19 관련 연구개발(R&D)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코로나19 진단키트·백신·치료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건당국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와 백신 등이 많은 상황이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를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 시약과 검사기기를 포함한 ‘진단키트’ 4개를 긴급 사용 승인했다. 긴급 사용 승인은 진단 시약이 필요한 감염병에 한해 질병관리본부장이 허가한 진단키트들을 일시적으로 판매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품을 심사한 후 제조나 사용을 허락한다.

제일 먼저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기업은 코젠바이오텍이다. 코젠바이오텍의 진단키트 ‘파워체크2019’는 6시간 안에 유전자 분석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한다. 이어 질본은 씨젠 진단키트와 솔젠트, SD바이오센서의 진단키트를 추가로 승인했다. 이들이 개발한 진단키트는 2시간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알아낸다. 4개 업체가 한 주에 공급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총 1만4000여개다.

그밖에도 바이오 기업 피씨엘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간편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하고 곧 정부에 긴급 사용 승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랩지노믹스, 지노미트리도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뮨메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뮨메드는 ‘HzVSFv13주’의 2상 임상 시험을 위한 단체 환자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2상 임상 시험때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 개별 투약이 가능하다.

코미팜은 전날 신약 물질의 코로나19 적용 확대를 위한 긴급 임상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카이노스메드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와 코로나19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국책 연구기관들이 질본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받아 치료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긴급 예산을 확보해 코로나19 백신과 진단키트 개발을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하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감염병 의료기기 연구협의체'가 국내 진단 기업들의 감염병 연구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감염병 퇴치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에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코스닥 주가나 매출에서는 ‘코로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AI)과 유전자 빅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연구개발에 들어간 바이오 기업이 많고, 또 연달아 진단키트 등 코로나 관련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제가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감염병 치료제나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기간이 보통 10년으로 길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도 아직 임상시험 단계로,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 바이오업계 전문가는 “진단키트는 질본의 긴급 사용 승인 허가를 받은 4개 업체가 물량 공급을 잘 하고 있는 상황이라, 3월 중순에나 또 다른 승인 허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능이 좋다면 (진단키트) 가짓 수는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백신 개발의 경우 일반 바이오 기업 외에 다국적 제약사들도 뛰어들었는데, 단기적으로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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