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이어 구조조정, 끼워팔기 논란···의무휴업 규제까지 악재
롯데마트 “90분 이내 바로 배송···이달 온·오프라인 통합 풀필먼트 스토어 선보일 것”

/사진=롯데마트
/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가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매장에서 ‘끼워팔기’ 논란까지 불거져 위기를 맞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욱 줄어든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풀필먼트’를 내세워 재도약을 노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대형마트업계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소비자들의 시선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져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마트 부문에서 매출 6조3306억원,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대비 0.2% 늘어나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손실은 소폭 늘어났다. 여기에 불매운동 중인 아사히맥주 구매 시 일회용 마스크를 증정하는 마케팅을 최근 일부 롯데마트에서 벌이고 있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등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실적 쇼크에 롯데쇼핑은 전체 점포의 30%에 달하는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겠다며 일명 ‘다운사이징 전략’을 내놓았다. 자산 경량화를 통해 영업손실을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백화점 등 다른 롯데쇼핑 계열사와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 형태를 구축해 상품 다양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우선 롯데마트는 ‘디지털 풀필먼트(Fulfillment) 스토어’를 이달 말에 선보인다. ‘점포 기반의 B2C물류 거점화’를 실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내세운 것이다. 풀필먼트는 판매 상품의 입고, 재고 관리, 분류, 배송 등 상품이 고객에게 전해지기까지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마트의 풀필먼트 스토어는 월마트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마트는 아마존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대신 미국 전역의 4800여개 점포를 배송 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월마트는 2016년 제트닷컴·플립카트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하고, 이후 집중 투자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했다. 온·오프라인 수요를 아우르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지난해 매출 5240억 달러, 순이익 149억 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2%, 123%의 성장을 이뤄냈다.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 배송. / 표=조현경 디자이너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 배송. / 표=조현경 디자이너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의 핵심은 ‘바로 배송’에 있다. 기존 점포 기반 온라인 주문 배송은 15㎞ 반경의 관역 상권을 기준으로 원하는 시간대를 설정해 주문한 물건을 받아보는 예약 배송 시스템이었다. 반면 풀필먼트 스토어 기반 주문 배송은 5㎞ 반경의 핵심 상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바로 배송’을 추구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바로 배송은 단순한 배송 시간 단축이 아닌 ‘고객의 냉장고’가 되는 것을 뜻한다. 바로 배송은 배송 준비까지 총 30분 이내에 이뤄진다. 주문부터 배달 완료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자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방법 등으로 받는 능동적 쇼핑 개념을 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처럼 시간을 예약해 배송받을 수 있고, 바로 배송이나 ‘매장 픽업’, ‘드라이브 픽’ 등 다양한 서비스 경험도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고객에게는 장바구니 없는 ‘QR코드 쇼핑’도 가능해진다.

다만 풀필먼트 서비스가 국내에 안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과 달리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문을 닫는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점포 배송을 할 수 없어 새벽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의무휴업 규제로 둘째·넷째 일요일에 점포 운영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 배송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

단기적인 실적 개선도 한계로 남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점포 방문 고객수가 급감한 데다 확진자가 다녀간 점포의 경우 임시 폐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그에 따른 매출 손실까지 떠안게 됐다. 온라인에 주도권을 내주고 적자를 떠안고 있는 대형마트 입장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손실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배송을 다양화해 온라인과 경쟁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오프라인 시장 자체가 주춤하게 돼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 풀필먼트 스토어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간에 맞춰 제공하는 고객 중심 매장 구현에 힘쓸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지만 예정대로 이달 말 풀필먼트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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