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주 생산 도입 속도 조절할 듯

삼성전자 갤럭시A01 이미지 / 캡처=삼성전자 모바일 익스프레스
삼성전자 갤럭시A01 이미지 / 캡처=삼성전자 모바일 익스프레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 측면에서 여러 변수를 만났다. 중국 외주 생산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스마트폰에 대한 전 세계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외주 생산 도입 속도를 조정할 전망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감염병 확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화친과 윙텍 등 외주 생산업체들이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외주 생산업체의 조립 라인 캐파가 충분해도 원자재 수급이 안 되면 사실상 삼성 물량 대응에 차질이 생긴다”면서 “올 상반기만 보면 당초 예상보다 외주 생산 도입이 느슨해진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지난해 후이저우 공장까지 철수했다. 화웨이나 애플보다 생산 차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외주 생산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가 최근 협력을 강화한 윙텍과 화친 등 중국 위탁생산업체들은 중국 내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다. 중국 협력업체들은 현지 코로나19 변수가 겹치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윙텍과 화친은 지난달 지방정부의 지침으로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늘어나 조업일수가 줄어들었다. 샤오미 등 굵직한 스마트폰 업체까지 위탁생산을 하는 상황에서 납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물량 대응을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자체 생산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전량 합작개발생산(JDM)으로 생산하려 했던 갤럭시A 시리즈 일부 모델의 물량 일부를 자체 생산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보급형 A 시리즈 중 200달러 이하 저가 모델로, 지난해 출시된 전작의 경우 동남아 등지에서 선전하면서 전체 출하량을 견인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해당 모델은 삼성전자가 품질 관리 등을 이유로 북미향·유럽향 물량을 자체 생산하고 중국 및 동남아향 물량은 JDM으로 소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제품군을 재편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물량 중 10%에 이르는 3000만대 수준을 외주 생산으로 소화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외주생산 비중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왔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화친이나 윙텍에서 가시적인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외주 생산 물량을 크게 늘리기엔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향후 외주 생산 도입 속도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본다. 어규진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의 외주 생산 비중은 전체 물량의 10% 미만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아직 제품 생산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사업 진척 속도는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에서 전체 스마트폰과 태블릿 물량 절반 이상을 소화한다.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다수 협력사 역시 베트남 현지 공장에 생산 체제를 마련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한 수익성 회복 전략은 흔들리게 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률은 8.6%로 한 자릿 수대를 뚫고 떨어졌다. 상반기 실적을 결정할 갤럭시S 시리즈는 지난 3년 동안 4000만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외주 생산을 적극 검토해 왔다. 보급형 모델까지 사양 경쟁이 치열해 생산원가 부담이 커지면서다. 올해는 폴더블 스마트폰까지 출시하면서 플래그십 제품군을 키웠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매 면에서 변수가 겹쳤다. 일례로 국내에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갤럭시S20 시리즈 사전예약 기간을 늘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지난해부터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 중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정 및 원자재 측면에서 부품 단가 절감 방안을 제안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보고를 한 상태이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사업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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