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넘어 BoT(사물배터리) 시대 기대···“포스트 반도체 이상의 가능성 지녔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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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가 배터리업계의 또 다른 수익모델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세대 반도체’로 꼽힐 만큼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동시에 전기비행기 연구 또한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인류역사상 모빌리티의 진화가 가장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배터리업계의 기대감도 한층 더해질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플라잉카(Flying Car)’라 일컬어지는 탑승용 드론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비행기의 사전적 정의는 ‘동력으로 프로펠러를 돌리거나 연소가스를 내뿜는 힘에 의해 생기는 양력을 이용해 공중을 날아다니는 기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화물·여객기 뿐 아니라 헬리콥터 등도 이에 포함된다.

플라잉카 역시 비행기의 일종이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추진 중인 플라잉카의 구상안을 보면 수소전지를 통해 프로펠러를 돌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일종의 초창기 전기비행기 모델이라 볼 수 있다. 플라잉카가 상용화 될 경우 업계는 오는 2040년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하는 시장규모를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플라잉카는 도심용이다. 현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근거리 이동에 특화돼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터리 용량 때문이다. 경량소재·자율주행 등 최첨단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지만 모터를 구동시키는 동력원인 배터리의 용량이 현재로선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드론보다 높은 출력을 지녀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전기비행기를 선보인 업체들도 여객기보다 자가용 비행기 형태를 띤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항공기 엔진 제작 업체이자, 우리에겐 ‘슈퍼카’ 업체로 익숙한 롤스로이스가 순수 전기비행기 모델을 선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선보인다는 ‘악셀(ACCE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이 전기비행기로 금년 내 시속 480km를 돌파하는 것이 롤스로이스의 계획이다. 이 항공기에는 총 6000개의 셀로 구성된 항공기용 배터리 팩이 탑재돼 있다. 한 번에 약 200마일(약 322km) 비행이 가능한 정도다.

배터리는 셀과 팩으로 이뤄진다. 셀은 양극판과 음극판으로 조합된다. 이 셀들이 합쳐진 형태가 팩이다. 해당 항공기에 실린 배터리 팩은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수준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배터리 부피가 크다. 기존 내연기관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뿐 아니라 무게 또한 무겁다.

현 기술로도 전기비행기 제작은 가능하다. 다만 배터리의 효율을 높여 적은 배터리만 탑재하더라도 원활한 추진력을 구동시키기 위해선 각 배러티 셀의 경량화 및 효율 향상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부피를 대대적으로 줄여야 보다 많은 탑승객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 또한 담보된다. 결과적으로 배터리가 모빌리티 진화의 핵심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배터리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강조한다. 기술적 진보가 이뤄질수록, 확장된 모빌리티의 시장성이 높아지고 동시에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개척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개념에 착안해 4차 산업시대의 발전양상에 따라 ‘사물배터리(BoT·Battery of Things)’란 개념이 대두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배터리가 ‘포스트 반도체’가 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높은 가능성을 지녔다”면서 “IoT가 대두되면서 무엇보다 필수적인 것이 배터리가 됐는데, 향후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앞서서 배터리의 기술개발에 따라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의 발전이 뒤따라오는 형국이 될 것”이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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