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관련 수사 등 숨고르기···공소시효 임박한 네이버 이해진 수사만 이어가
감염 후폭풍에 경기 침체 이어지면 적극적인 기업 사정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듯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찰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자 기업 사정도 주춤한 모습이다. 심각한 불경기 여파까지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큰 재계 관련 수사는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기업 수사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표 사례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가 진행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 관련 수사다. 그동안 검찰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 등을 잇달아 소환하며 해당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보다 해당 수사의 움직임에 더 주목할 정도로 검찰이 강한 수사 의지를 보였다는 전언이다. 검찰은 급하지 않은 건에 대한 소환조사는 자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한 건과 관련해선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허위신고 의혹을 받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 그 예다. 해당 건의 공소시효는 약 3주밖에 남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사의 실효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

전반적으로 재계 사정은 지양하는 분위기지만 코로나 사태로 특정 분야에 대한 점검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불법적 움직임과 관련해선 고강도 사정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세청은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조 및 유통업자는 물론 온라인 판매업자들의 시장 교란 행위도 점검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마스크 끼워팔기 및 코로나로 인한 여행 취소 건들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신천지 고발 건들과 관련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다 해도 기업 사정이 힘을 받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여건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를 낮췄고, 글로벌 투자은행 및 신용평가사들은 1%대 성장률을 예상하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에선 벌써부터 구조조정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재계에선 코로나19보다 그 이후가 무섭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사정기관 인사는 “해야 할 건 하지만 경제 악조건 속 무리한 기업 수사는 지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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