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최대 규모 광교점 2일 개점···코로나19 우려에도 개점 전 장사진 이뤄
독특한 외형에 문화공간 같은 내부···미디어 스튜디오·포토 스튜디오·삼성·LG전자 전문몰 등 차별화된 매장 갖춰

갤러리아 광교점 오픈일(2일)에 개점 전부터 줄을 선 사람들.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 오픈일(2일)에 개점 전부터 줄을 선 사람들. / 사진=박지호 기자

“레고 사는 줄이에요.”

2일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점 앞에는 개장 시간인 10시30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현장 관계자의 추산으로는 600여명이었다. 대열의 선봉은 오전 7시부터 대기 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가는 악조건도 레고(Lego)에서 판매하는 한정판 배트모빌을 사기 위한 사람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레고 고객뿐만이 아니었다. 오픈에 맞춰 백화점에 들어가려는 수십여명의 소비자 역시 정문 앞에 모여들었다. 개점 전부터 레고를 구매하려는 대기줄과 일반 고객 대기줄 간 입장 순서가 뒤섞여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갤러리아 측도 이 같은 대규모 인원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해하는 모습이었다. 현장 안전요원은 고객들의 원성에 “내일부터는 번호표를 배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갤러리아 광교점에서는 그 같은 우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코로나19 탓에 광교점 개점 날짜를 지난달 28일에서 이날로 미룬 바 있다. 감염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2일도 시기상조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예상 외의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 백화점+문화공간···광교점의 자신감

갤러리아 광교점의 시그니처인 갤러리아 루프. 빛으로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준다.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의 시그니처인 갤러리아 루프. 빛으로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준다. /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의 자신감은 공간의 활용, 그 자체에 있다. 광교점의 영업면적은 7만3000㎡(2만2000평)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2만8000평)과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2만6000평) 등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대규모 백화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건물 역시 독특하다. 외형은 퇴적암 속에 보석이 박힌 모습을 형상화했다. 창문을 없애 외부의 시간과 날씨를 확인할 수 없는 기존 백화점과 달리, 갤러리아 광교점은 백화점 건물을 휘감는 창으로 띠를 둘렀다. '갤러리아 루프'라 불리는 긴 띠의 창은 삼각형 유리 1451장으로 구성됐다. 길이만 540미터다.  내부 에스컬레이터는 루프와 나란히 오르내린다. 고객은 빛과 마주하며 각 층을 오갈 수 있다. 이처럼 독특한 디자인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의 건축사무소가 설계와 디자인을 맡았다. 

갤러리아 광교점 내부에 있는 삼성전자 스토어. 3층 규모다.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 내부에 있는 삼성전자 스토어. 3층 규모다. /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의 주 타깃층은 수원 시민이다. 넓게는 판교와 용인 소비자들도 떠안는다. 이들의 넓은 연령 스펙트럼과 높은 구매력을 동시에 끌어오기 위해 갤러리아 광교점에는 기존 백화점에는 없는 삼성·LG 등 대규모 가전·전자제품 전문몰이 최초로 입점했다. 삼성전자 전문몰은 총 3층으로 구성됐다. 스마트폰·태블릿부터 TV·냉장고·에어컨 등 신제품이 3층에 걸쳐 전시돼 있다. LG전자의 고급 가전인 시그니처도 전문몰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기존 백화점 중 가장 큰 규모의 VIP라운지도 운영한다. 

판매 외적인 공간에 대한 투자도 돋보였다. 백화점은 공간이 곧 매출이다. 빈 곳에 뭐라도 채워놓으면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광교점은 빈 공간을 앉아 쉴 수 있는 계단, 예술품 전시장 등으로 활용했다. 매장이라기보다 복합문화공간의 분위기를 풍긴다. 

1020대 젊은 고객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12층에 마련된 미디어 스튜디오와 포토 스튜디오가 그곳이다. 포토그레이 등 즉석 사진에 익숙한 젊은 층을 위해 예약제(시간당 2만5000원)로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셀프로 사진을 찍고 인화까지 곧바로 된다. 미디어 스튜디오에서는 영상을 직접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스튜디오 옆으로 컴퓨터 2대가 비치된 편집실도 운영한다. 

갤러리아 광교점 12층에 위치한 포토 스튜디오. 셀프 즉석사진기가 비치되어있다. 3월 8일까지는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 12층에 위치한 포토 스튜디오. 셀프 즉석사진기가 비치돼 있다. 3월 8일까지는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 사진=박지호 기자
12층 미디어스튜디오 옆에 위치한 편집실. /사진=박지호 기자
12층 미디어스튜디오 옆에 위치한 편집실. / 사진=박지호 기자

◇ 아쉬운 명품 빅3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2층에 입점한 구찌·끌로에 등 명품 매장이 아직 오픈 준비 중이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상반기 중으로 모두 오픈할 예정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각 사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유럽 현지에서 제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백화점 개점 이후에도 오픈까지는 시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및 면세점 성쇠의 주요 주요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명품 빅3 브랜드(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해당 브랜드 입점은 집객과 매출 증대를 보장해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3개 브랜드 중 1개 브랜드가 상반기 중 입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 광교점 2층에서 오픈을 앞두고 있는 구찌매장. /사진=박지호 기자
갤러리아 광교점 2층에서 오픈을 앞두고 있는 구찌 매장. / 사진=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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