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전세 공급 준 탓···갭투자 부활 우려도

올 2월 시도별 전세수급지수 / 자료=
올 2월 시도별 전세수급지수 / 자료=KB국민은행, 리얼하우스

 

 

지난해 전국 주택 전세수급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2·16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전세난으로 인해 전세 가격이 오르면 갭투자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1일 국민은행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월 전세수급지수는 평균 157.7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8포인트(p) 올랐다. 월별 기준으로는 2016년11월에 164.4를 기록한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낸 지표다. 전세 수급이 균형 상태일 때는 100, 최대값은 200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서울 160.8, 경기 150.4, 인천 159.2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2월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87.5였다. 1년 만에 73.3p 급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도 83.7에서 66.6p 올랐다.

특히 전남, 세종, 대구 지역은 전세수급지수가 180을 넘어서는 등 전세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대구, 세종, 전남, 광주 등 주요 지역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전세 가격이 오르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장만하려는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대구시청 이전 호재가 있는 대구 달서,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세종 등이 주요 타깃 지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수급 상황이 안 좋을수록 신규 분양시장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높은 주거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 금융(이자)비용을 지불하고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17년 13대1, 2018년 15대1, 지난해 14대1 등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