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와 라임사태로 배당축소 우려 받아
주주가치 제고 위한 배당 유지 가능성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라임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신증권의 배당 규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더불어 전통적인 ‘고배당’ 증권사로 유명하다. 그러나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지난해 기업금융(IB)분야 호조로 역대급 호황을 누린 것과 달리 대신증권은 실적이 악화됐고 최근 라임사태로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배당안건은 3월초 공개된다. 대신증권 투자자들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12월26일 장 종료시점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안건이 통과되면 4월 3~4번째 주에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대표적인 고배당 증권사다. 21년 연속 현금배당을 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시한 현금 배당금만 총 1조원을 넘는다. 지난해에도 보통주 1주당 620원, 종류주 1주당 670원을 배당했고 배당수익률이 보통주 5.1%, 우선주 7.3%를 기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증권업종의 대표적 배당투자기업으로 장기간 주주친화정책을 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배당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이 배당을 크게 늘렸으며 NH투자증권 등도 배당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 반대로 일부 투자자들은 대신증권이 배당동결 혹은 축소에 나설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0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7.3%가 줄었다. 대신증권은 실적감소와 더불어 라임자산운용 손실과 관련해 총수익스와프(TRS) 제공한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세 증권사가 선순위로 자금회수에 나서면 대신증권이 최대 100억원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대신증권이 배당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대신증권의 양홍석 사장으로 경영승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양 사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고 양재봉 회장의 손자로서 이어령 대신증권 회장의 아들이다.

양 사장은 2004년과 2007년 지분을 상속받아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양 사장은 직접 장중매수에 나서며 보유지분을 늘리고 있다. 27~28일에도 각각 1만주, 1만5000주씩 사들이며 지분을 8.11%까지 늘렸다. 양 사장과 특수관계인들을 포함한 지분 합은 12.65%다.

대신증권 배당금은 양 사장에게는 중요한 지분확보 원동력이다. 특히 대신증권이 25.16%라는 자사주를 가지고 있기에 양 사장이 받는 실질배당금은 10%이상이다. 배당은 자사주 지분을 제외하고 이뤄진다.

대신증권은 경영권 방어와 주가부양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자사주는 의결권에서 제외되지만 오너일가의 실질의결권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송종원 대신증권 경영기획실장은 "대신증권은 향후에도 배당을 비롯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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