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매출 70% 줄었다···마스크 말고 직접 지원 원해”
일부 가맹본부들, 격려금 지급 및 식자재 대금 인하···정부 임대료 지원책 발표

“매출이 70% 줄었어요, 70%.”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당 방문이 줄어들자, 그 타격을 영세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배달음식이나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방문객 수가 줄어든 식당들은 사태가 어서 끝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나 업체 차원의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서울시 성동구에서 한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1월까지만 해도 완만하게 줄어들더니 2월 되고 대구에서 하루에 수백명씩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70%까지 떨어졌다”면서 “주변 사장님들하고 운영하는 채팅방에서도 다 같은 말을 한다. 손님이 너무 없다. 임대료랑 로열티랑 식재료비 이것 저것 빼고 나면 마이너스다”고 말했다. 

방문 고객은 줄어들었지만 배달 주문은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유의미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A씨는 “배달이 늘어나긴 했다. 그런데 우리 가게는 매장 매출이 80%다. 배달이 아무리 늘어봤자 마이너스를 메울 수 없다”면서 “마스크나 손세정제 지원 같은 우회 지원 말고 손실액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토로했다. 

부산시 부산진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B씨는 “근처 시장에서도 난리다. 사람들이 시장을 안 온다. 시장에 오는 사람이 많아야 가게에 손님이 오는데 거기가 (손님이) 끊기니 여기도 끊겼다”고 토로했다. B씨의 가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배달 주문도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방문객 감소를 배달 주문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조차 품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B씨는 “이번 사태가 5월까지 계속된다고도 하더라. 1년의 반을 날려먹는 것 아니냐”라면서 “여긴 배달도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 정부, 임대료 대책···본부, 식자재 공급가 인하·격려금 지급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도 임대료 대책 등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 장관 합동 브리핑을 열어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공개했다. 홍 부총리는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그 인하분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겠다.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국유 재산의 임차인에게 현재 임대료율의 1/3까지 인하해 상생적인 분위기 확산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레일, LH 등 임대시설을 운영 중인 103개 모든 공공기관도 이에 동참해 6개월간 임대료를 20~35%까지 인하하겠다. 임대료가 매출에 연동된 경우에는 임대료 납부를 6개월 유예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가 소상공인의 광고‧ 판촉비를 인하하고 불가피한 영업 중단으로 인한 손해를 경감할 경우, 기업 상황과 프로그램에 따라 우대 조건으로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가맹본부 차원의 가격 인하, 위로금 지원 등 보상책도 이어지고 있다. 빽다방,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등 22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전국 1480여개 가맹점을 지원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우선 전 브랜드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2개월치 로열티를 전액 감면하고, 커피 원두와 정육, 소스 등 주요 식자재에 대한 공급가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더불어 임시휴업한 매장을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짧아 휴점 기간 동안 발생한 폐기 식자재에 대한 비용을 본사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같은날 투썸플레이스도 전국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는 특별 예산을 편성하고 모든 가맹점에 매장 별로 원재료 구매 금액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전국 430여 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2월 로열티 전액을 면제하는 한편 물류비용의 10%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차돌은 전국 모든 가맹점에 이번 사태로 발생한 영업·매출 피해를 위로하는 현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맘스터치는 전국 가맹점을 확진·심각·주의 등 3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로 본사 차원의 실질적 지원을 진행한다. 매출 피해를 위로하는 차원으로 소정의 격려금 및 물품 대금을 지원한다. ‘심각’ 단계는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한 지역에서 영업 중인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며, 소정의 물품 대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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