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형 상계백병원 교수, 늙어서 발생 안과질환 늦추려면 평소 자외선 차단 등으로 보호 필수 강조
백내장은 수정체에 혼탁이 나타나는 병···노안은 질병 아닌 상태, 가까운 거리 사물 안 보여

황제형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 사진=시사저널e
황제형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 사진=시사저널e

“사람이 늙어서 발생하는 안과질환인 백내장과 노안은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할 때 눈을 보호하고 챙겨줘야 합니다.” 

황제형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는 50대 이후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안과질환 중 대표적 사례로 백내장과 노안을 예로 들었다. 후술하겠지만 노안은 질환이 아니다.

“백내장이란 우리 눈을 카메라라고 했을 때,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나타나는 병을 말합니다. 백내장은 21세기 들어 세계에서 가장 흔한 실명의 원인입니다. 수정체 혼탁이 원인이 돼 시력이 0.5 이하인 인구는 2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백내장이 진행돼 시력이 0.1 이하인 인구는 전 세계 500만명에서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질환입니다.”

이같은 황 교수 설명대로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단, 백내장에는 수정체 혼탁 외에도 수정체 경화와 수정체 낭의 혼탁 등 사례도 있다고 한다. 대개 수정체 혼탁과 경화가 같이 오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수정체 혼탁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많은 경우에서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수정체 혼탁의 주된 원인은 노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개 50세 이상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노화 외에도 당뇨병이나 외상 등 기타 원인에 의해서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일반적 노년성 백내장보다 이른 나이에 시력저하가 나타납니다.” 

백내장 주요 증상은 시력저하다. 하지만 눈의 통증이나 염증을 동반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수정체 혼탁 위치나 종류에 따라 개인마다 자각증상이 다를 수 있다. 그 예로는 시력이 정상이지만 뿌옇게 보인다거나, 밝은 곳에서 시력이 저하되고 눈부신 증상이 나타난다.  

“백내장 환자들 사이에서도 진행 정도와 증상 중증도가 모두 다르므로 각 환자에게 맞춰 개별화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비교적 젊은 40대라도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앞이 뿌옇게 보이고 답답한 느낌이 있는 경우, 안경이나 돋보기를 껴도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백내장은 크게 선천성 백내장과 후천성 백내장으로 구분된다. 선천성 백내장은 유전성이거나 임신 중 타아 감염, 대사 이상에 의한 감염 등이 원인이다. 선천성 백내장의 경우 적절한 시기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시력을 되찾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아기 눈이 하얗게 보인다거나 나이에 맞지 않게 눈을 맞추지 못하는 등 증상이 보인다면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후천성 백내장에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년 백내장이 가장 흔합니다. 외상, 전신질환, 포도막염과 같은 눈 속 염증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외에 후천성 백내장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안내 외상이나 안내수술, 만성안구내염증, 장기간 스테로이드사용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천성 백내장과 후천성 백내장의 비중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황 교수는 선천성 백내장 비중은 극히 드물어 전체 1% 미만이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후천성 백내장이다. 또한 백내장 유병률은 65세 이상의 경우 100%에 육박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중 경우는 다르지만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 50% 가량이라고 한다. 즉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가량은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정체는 혼탁이 발생하면 다시 맑아지지 않습니다. 백내장 진행을 늦춰 주는 안약은 존재하지만, 아직 효과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종합병원들은 안약을 쓰는 경우가 적습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일부 사용하기도 합니다. 종병들은 약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6개월 가량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미 나빠진 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수정체 혼탁을 제거하는 백내장 수술이 있다. 백내장 수술은 보통 눈만 마취하는 국소마취로 진행된다. 수술은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 내용물을 제거한 뒤 수술 전 시행해 놓은 검사 결과를 통해 눈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주는 과정을 거친다. 쉽게 설명하면 뿌옇게 흐려진 창문을 깨끗한 창문으로 갈아 끼워 주는 것이다.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인공수정체, 다초점인공수정체, 난시교정인공수정체 등 다양한 수정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중 다초점인공수정체는 10년 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정비급여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환자들 선택이 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처럼 노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닥치는 눈 질환이 백내장이라면 이를 막거나 최소한 질환 발생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했다. 기자의 지인 2명도 백내장 수술을 했다. 

“기본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이 자외선을 직접 쐬지 않도록 선글라스나 모자, 안경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평상시 눈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지 않고, 수시로 눈에 휴식 시간을 주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백내장을 방치할 경우 심하면 통증이 발생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봐야 합니다.” 

백내장과 노안을 일부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백내장은 질환이다. 반면 노안은 병이 아니고 불편한 상태를 지칭한다. 백내장은 시기나 거리와 관계없이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반면 노안은 멀리는 잘 보이는데 가까운 거리나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물론 공통점도 있다. 인체 노화와 관계가 있다. 

“노안은 국가질병코드에 있긴 하지만 대개 질환보다는 상태로 이해합니다. 노안 정의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 기준은 없습니다. 치료법도 돋보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근거리 사물을 볼 때 카메라 렌즈를 줌인하는 조절력이 약해진 상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노안도 40대 중반 이후 누구나 100% 온다고 황 교수는 강조했다. 단, 근거리가 보이는 근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노안이 늦게 온다고 한다. 역시 노안을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다. 

“자외선 차단 등 제한적입니다. 자외선 차단은 상대적으로 백내장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노안을 늦추는 데는 영향이 적습니다. 평상 시 눈 건강을 챙기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황 교수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절대 식상한 말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평상시 눈 건강을 챙기고 이상 여부가 판단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눈은 소중하니까요”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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