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수익실현·AI 전문기업·케이뱅크 안정화

구현모 KT CEO 내정자.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구현모 KT CEO 내정자.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3월말로 예정된 KT 주주총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에서 CEO 선임건이 최종 확정되면, ‘구현모호(號)’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 다만 구 내정자의 앞날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다. 당장 해결해야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5G 수익 실현,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의 변신, 케이뱅크 안정화 등이 당면 과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 했다. 이후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치열한 5G 쟁탈전을 펼쳤다. KT 역시 5G 시대를 맞아 1위인 SK텔레콤을 바짝 추격했지만 결국, SK텔레콤을 뛰어넘는데는 실패했다. 올해 역시 다양한 5G 관련 단말들이 출시되는 만큼, 치열한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 5G 가입자 비중을 25~30%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케팅 경쟁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도 해결 과제다. 윤경근 KT 재무실장은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 단말기, 기업 간 거래(B2B) 사업모델 등 불확실한 요소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며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경쟁을 하겠다. B2B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5G 서비스와 관련 올해 5G 단독모드(SA)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5G SA 통신이 상용화되면 기존 ‘복합 규격(5G-LTE)’ 대비 접속 시간이 2배 빨라지고 데이터 처리 효율이 약 3배 높아진다. 아울러 스트리밍 게임, 실감형 미디어 등 고품질 콘텐츠를 출시하고, ‘리얼 360’, ‘나를’과 같은 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구 내정자의 또 다른 과제는 케이뱅크 안정화다. 앞서 KT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설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대주주 전환이 미뤄진 상황이다. 그 사이 케이뱅크는 신규 자금을 수혈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남은 카드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대주주 자격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KT가 케이뱅크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관련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KT 경력 30년인 구 내정자가 국회와 어떤 소통을 보여줄 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구 내정자의 마지막 과제는 AI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앞서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10월 KT를 AI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KT는 대대적인 기자간담회를 개최, 다양한 AI 기술들을 공개한 바 있다. 황 회장의 뒤를 잇는 구 내정자 역시 AI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이어받게 됐다. 

현재 KT는 ‘기가지니’ 등 AI 스피커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기가지니 가입자는 2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외에도 AI호텔, 현대·기아자동차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접목한 홈투카(Home to Car), 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 등을 선보인바 있다. 

KT에 따르면, 구 내정자 역시 AI기업으로의 변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는 AI 연구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지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연구에 돌입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현재 경쟁사인 SK텔레콤을 비롯해,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국내 IT기업들 역시 AI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KT의 경우, AI 스피커 분야에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다른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라며 “AI의 핵심은 데이터 확보인데, 네이버나 카카오 등 포털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양한 전략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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