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A “공공데이터법 시행 이후 활용 사례 빠르게 늘어”
개발자 “공공데이터 개방, 기업·대중들 모두에게 혜택”

연도별 공공데이터 활용한 앱·웹 수(누적) /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NIA),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공공데이터가 활용된 앱·웹 수 연도별 추이(누적). /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NIA),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달 기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앱·웹 서비스가 6년 전보다 5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관련법 시행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서 공공데이터 활용이 활발해진 결과다.

27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 제작된 공공데이터 활용 앱·웹 서비스는 2463개로 집계됐다. 2013년에는 42개였지만 2014년 395개, 2015년 695개, 2016년 1056개, 2017년 1421개, 2018년 2036개로 누적됐다. NIA는 집계하지 못한 사례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은 서비스가 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정보제공으로 화제를 모은 ‘코로나맵’은 대표적인 공공데이터 활용 사례로 꼽힌다. 코로나맵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된 서비스다.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경로, 확진자 수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인기 모바일앱인 미세먼지 정보서비스 ‘미세미세’, 급식 정보서비스 ‘김급식’ 등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다. 미세미세는 2015년 4월 출시돼 현재 약 3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앱으로 성장했다. 김급식은 다운로드 360만 건을 기록하며 고등학생 필수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밖에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유니콘이 출시한 서비스에도 공공데이터가 일부 활용됐다. 배달의민족은 식당 정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생등급 지정현황, 행정 처분 유무 등 공공데이터를 접목했다. 야놀자는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전국 관광 정보를 주변 숙박 정보와 연계한다.

NIA는 앞으로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공공데이터를 창업이나 학습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 부처,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데이터 45만 건은 표준화를 거쳐 내년까지 대중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NIA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사회,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사례를 늘리기 위해 당국이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NIA 관계자는 “로우데이터(Raw Data, 가공되지 않은 자료)가 더 많아져야 민간에서 활용가치가 높다”며 “주기적으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기업들의 건의를 듣고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들은 향후 공공데이터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학교 수업 시간표 등을 제공하는 앱 ‘출발점’ 관계자는 “주목할만한 공공데이터가 많이 있어 앞으로 창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아침 등교하기 전 시간표를 확인하는 데 곤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앱을 제작했다.

관광 정보앱 ‘트래블러’ 관계자는 “공공데이터는 비전공자 출신도 독학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며 “데이터 개방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사업의 기회, 대중들에게는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에게 유용한 선거 후보자 정보를 제공하는 앱 ‘나라님’ 관계자는 “공공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프로그램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를 창업 소재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코로나맵이나 화해(화장품 앱)처럼 개발자들이 공공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서비스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개발자가 공공데이터를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했다. 그는 “기관에 공공데이터 제공을 요청하면 거절당하기도 하는데, (납득할 만한) 시원한 답변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또 API를 받았을 때 추가적으로 가공이 필요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는 관련법에 따라 누구나 영리 목적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또 NIA 등 공공데이터 관계당국은 학생,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교육, 인턴십, 창업 공간 지원 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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