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 8.5세대 OLED 신공장 양산 지연
파주 10.5세대, 가동 시점 불투명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 산적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생산능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중국 광저우 공장은 가동 시점이 반년 가까이 밀렸고 국내 10.5세대 공장은 가동 시점은 1년 가까이 지연될 전망이다. 오는 2022년 OLED TV 1000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이 LCD 패널 생산을 늘리면서 OLED로의 사업 전환을 추진해왔다.  

27일 증권사와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500만대 중후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 시점은 당초 예정했던 1분기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을 올 1분기 가동한다는 입장이나, 시장에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라인 안정화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저우 신공장 가동 시점이 2분기로 밀리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라인 안정화 작업 마무리 단계서 국내 전문 엔지니어들이 한국으로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 LCD TV 패널 생산량이 예상 대비 다소 축소될 것으로 보이며,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신공장 가동이 올 2분기로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신공장은 지난해 8월 말 완공됐다. 그러나 수율을 높이고 라인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계획보다 가동 시점이 반년 가까이 늦어졌다. 이 가운데 중국 현지에선 코로나19 변수가 닥쳤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LG디스플레이조차 올해 OLED TV 패널 연간 출하량 목표량을 계속 낮추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말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OLED TV 패널 출하량을 600만대 중반으로 예상했지만, 약 3달 후인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선 올해 OLED TV 패널 생산 출하량 예상을 600만대 전후로 내려 잡았다.

LG디스플레이가 ’1000만 OLED TV 시대‘를 공언하며 투자를 결정한 10.5세대 공장은 가동 시점이 더 불투명하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2022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했던 파주 10.5세대 공장 가동 시점을 2023년 이후로 늦춰 잡았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파주 10.5세대 팹 투자와 관련해 시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가동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2023년 이후 본격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공식화했다. 통상 장비 셋업부터 라인 안정화 작업까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양산은 2023년 하반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와 실제 거래하는 관련 업계는 공장 가동 시점을 더 불투명하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밝힌 10.5세대 장비 투자 시점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유동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제품 스펙이나 수량 계획이 나오지 않은 걸로 안다. 납품 계약을 하더라도 시황에 따라 납기는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권성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는 상황”이라면서 “10.5세대 공장 가동과 같이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업일수록 장비 투자나 양산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기업 경영상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당장의 재정 지출이 없더라도 사업 계획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계속 틀어지는 점은 경영상 불안 요인이라는 소리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기평은 OLED 투자 확대로 차입금이 크게 늘었지만 불리한 시황으로 인해 수익창출력 회복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에게 OLED 공장 증설은 중요하다. 물량을 줄이기 시작한 LCD TV 패널 사업의 공백을 고수익 OLED TV 패널로 채우기 위해서다. 증설을 통해 LCD에 비해 낮은 OLED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목표로 LCD TV 패널 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구조개선 작업 중이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TV 패널 매출 비중은 2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41%에 달했다. 2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LG필립스LCD에 사명 변경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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