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시장 방문 고객 눈에 띄게 줄어···“판매량도 60% 이상 감소”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이중고’

“지난달 대비 판매량이 60% 이상 줄었습니다.”

27일 서울 시내 폭스바겐코리아 전시장에서 기자가 만난 판매 팀장 A씨는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27일 서울 소재 폭스바겐코리아 전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27일 서울 시내 폭스바겐코리아 전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하루 중 가장 많은 고객이 찾아온다는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내데스크를 지키는 전시장 직원을 제외하고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국내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 확진자가 급증하고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신차 출시행사가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는 일선 영업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평일 기준 보통 6~7팀이 방문했는데 요즘은 1팀밖에 없다”며 영업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맞은편 아우디코리아 전시장 판매 직원 B씨도 “방문 고객이 30% 이상 감소한 것 같다”며 전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6년째 근무한 그는 “다만 판매량 자체는 생각보다 크게 줄지 않았다”며 “2015년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어차피 차량 구매할 고객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프로모션을 (일본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의 구매가 줄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매량과 관련해선 A씨와 다른 의견을 전했다.

반면 일본차 판매업체는 지난해 불매운동으로 입은 타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를 맞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렉서스코리아 전시장에서 만난 판매 직원 C씨는 “요즘 다들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 하다 보니 방문 고객 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여름 불매운동 영향이 너무 커서 그때에 비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1시 렉서스코리아 전시장 맞은편에 있는 혼다코리아 전시장 역시 고객 발길이 끊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27일 오후 1시 렉서스코리아 전시장 맞은편에 있는 혼다코리아 전시장 역시 고객 발길이 끊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인턴기자

실제 올해 1월 일본차 판매는 작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차 신규등록은 1320대로 작년 같은 기간(3752대)과 비교해 64.8% 감소했다. 브랜드별로 렉서스는 지난달 판매량이 509대로 전년 대비 66.8% 감소했고 도요타는 420대로 59.9% 줄었다. 혼다(331대)와 닛산(59대)도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5%, 82.7% 감소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 일본차 점유율도 7.5%에 그쳤다. 지난해 1월 20.6%이었던 것과 비교해 13.1%포인트 하락했다. 이와는 달리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 점유율은 55.4%에서 61.3%로 확대됐다.

한편 독일차 및 일본차 판매업체 모두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할 뚜렷한 영업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온라인이나 유선상으로 비대면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판매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폭스바겐코리아 A 팀장은 “기존 고객 DB를 활용한 비대면 채널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 외의 대면 영업 활성화 추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렉서스코리아 직원 C씨도 “고객 감소에 대비해 모색 중인 영업방안은 딱히 없다”며 “고객 유치에 힘쓰기보다 내부직원들 감염 확산 방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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