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 만료에 발행어음 진출 가능성 '솔솔'
메리츠증권, 종금업 덕분에 부동산에서 성공신화 이뤄
금융당국 부동산 규제에 돌파구 될까

메리츠종금증권의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4월에 만료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불과 10년 전까지 중소형 증권사에 불과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사로서의 혜택을 누리며 국내 3위 증권사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종금'을 떼어내는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 메리츠증권, 종금 대신 발행어음 진출할까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4월5일 종금라이선스 만료 이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로 인가받아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의 200% 범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규제에서 제외돼 초대형IB의 자금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19년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9843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면 주력사업인 부동산 금융에서 보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별도기준 순영업수익 1조1459억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기업금융이 3997억원, 금융수지가 3281억원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기업금융은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나오고 금융수지는 부동산 담보대출에 따른 이자수익이 대부분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이상이 부동산사업에서 나온 것이다. 다른 증권사의 주 업무영역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매출은 각각 300억원, 124억원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이 지난해말 발표한 부동산 규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사업 확장에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금융당국 규제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2021년 7월까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우발채무) 한도를 100%이하로 맞춰야 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말 기준 채무보증 약정잔고가 5조원대고 자기자본대비 140%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대비 약정잔액비율이 100%를 넘는 증권사는 없다.

종금업 라이선스가 있었다면 금융투자업 규정 제3-62조에 따른 특례조항 덕분에 자본적정성 계산 등에서 특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해진다.

◇ 종금 통한 부동산 성공신화···라이선스 반납 이후는?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메리츠종금증권은 2010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의 합병을 통해 종금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라이선스 덕분에 다른 증권사와 달리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면서도 운용자산비율에 제한이 없는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운용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증권사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 저축은행 등 부동산 금융 제공사업자들이 무너지고 경쟁 종금증권사였던 동양종금증권이 몰락하면서 메리츠종금증권은 급속 성장할 수 있었다. 2011년부터 미분양을 담보로 대출을 보증해주는 미분양담보대출확약(미담확약) 사업은 대성공을 거뒀다. 증권사는 미담확약 금액 100%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서 차감해야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 덕분에 8%만 반영됐고 이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부동산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합병전에는 순이익 기준으로 상위 10위안에도 들지 못하는 중소형 증권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5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3위 증권사로 성장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수년 전부터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를 대비해 2017년 자기자본 3조원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 자격을 획득하는 데 주력했다.

2015년에는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합병했고 2016년에는 메리츠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7년에는 748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을 3조원이상으로 맞췄다. 2019년 4월부터는 1년짜리 발행어음형 CMA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등 종금자산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이라도 규정상 50% 이상은 기업대출, 회사채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금융에는 30%밖에 투자할 수 없다”며 “메리츠증권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동반되어야지 발행어음 사업진출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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